폐쇄병동 입원 상태로 조사 계속
지난 25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건물 안에서 중학생 A(15)군이 숨겨온 벽돌 조각으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머리를 가격하고 있는 모습이 건물 내 방범 카메라에 잡혔다. /배현진 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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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 습격범 A(15)군을 폐쇄병동 입원 상태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29일 밝혔다. A군은 습격 다음 날인 지난 26일 응급 입원 조치됐다. 응급 입원 조치는 30일 종료되지만 경찰은 A군의 입원을 연장했다. 이번 사건에 A군의 불안정한 정신 상태가 영향을 끼쳤다는 판단 때문이다.
A군 지인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A군은 3~4년 전부터 학교에서 여러 특이 행동을 보였다. A군과 초등학교 같은 반이었다는 동급생은 “친구의 안경을 부러뜨리고 도망가거나 손 소독제를 뿌리기도 했다”며 “친구 집 바깥쪽 창문을 열고 우유를 붓는 기행도 있었다”고 했다. A군과 같은 초등학교를 나온 B(15)군은 “A군이 잘 모르는 친구들에게도 시비를 걸고 다녀 유명했다”며 “큰 이유 없이 화가 난다며 친구 집 앞에 벽돌을 들고 쫓아가기도 했다”고 했다. A군의 중학교 같은 반 학생은 “수업 시간에 자꾸 일어나서 밖에 나가려고 하거나 교실을 걸어 다니는 등 수업을 방해했다”며 “담임선생님이 A군을 조퇴시킨 게 스무 번이 넘었다”고 했다.
A군에게 스토킹 피해를 당했다는 C(15)양은 “A군이 쉬는 시간에 수시로 찾아와 훔쳐봤다”며 “다른 친구들을 통해 내 전화번호를 수소문한 뒤 자주 연락했다”고 했다. A군의 지인은 “A군이 학교 여학생들의 얼굴을 평가한 내용을 노트에 적고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며 “성희롱 소지가 있는 쪽지를 적어 보내 상담 치료를 받은 걸로 안다”고 했다. A군 측은 경찰 조사에서 A군이 ‘양극성 장애’ 소견을 받았으며, 우울증이 심해져 폐쇄병동 입원을 대기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런 정신적 문제가 소셜 미디어 활동, 정치적 관심과 더해져 배 의원 습격이라는 극단적 행동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A군은 특정 정치인 지지 시위에 참석해 찍은 ‘셀카 동영상’을 반 단체방에 공유했고, 경복궁 담벼락 낙서 모방범에게 지갑을 던진 뒤 그 모습을 한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 청소년들의 공격 성향이나 충동이 자해나 가족 내에서만 일어났다면 최근에는 외부로 표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소셜 미디어에서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수많은 정보에 노출돼 본인의 충동을 그대로 행동에 옮기고 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A군 부모를 상대로 행적과 평소 성향을 조사했다”며 “과거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통화 내역과 감시 카메라 영상, 소셜 미디어 활동도 면밀하게 확인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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