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이틀째 조사 불응…검찰, 돈봉투 의원 줄소환 통보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구속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이틀 연속 검찰의 소환 요구에 불응했다. 한편 검찰은 돈 봉투 수수 의원 일부에 대해 이미 소환 통보를 했고,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송 전 대표에게 21일 오후 검찰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했지만 이날 송 전 대표는 출석하지 않았다. 전날에 이어 두 번째 소환 불응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본인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것이고, 심신에 안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소환에 응하지 않은 걸로 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법원을 나가고 있다. /뉴스1

검찰은 우선 송 전 대표에게 내일 다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여당 당대표까지 하셨던 분이기 때문에, 진실이 규명되도록 수사에 협조해주실 것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변호인과 잘 조율해서 수사를 원만히 진행할 생각”이라고 했다.

구속된 피의자가 계속 소환에 불응할 경우 강제 구인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강제 구인도 검토 중인가’라는 질문에 “(일단) 계속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면서도 “진행 과정을 보면서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지 않을까 싶다”고 가능성을 남겨뒀다. 검찰 단계에서 최장 구속 가능 기한은 20일로, 송 전 대표의 경우 내달 6일 구속 기한이 만료된다.

한편 검찰은 송 전 대표 구속으로 돈 봉투 공여자에 대한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됐다고 판단하고, 수수 의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인적·물적 증거 통해 수수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에 수수 의혹을 받는 의원들을 상대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미 일부 의원에게 출석을 요구했고 일정이 협의된 의원들도 있다는 것이다.

우선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의원은 지난 11월 압수수색을 받은 임종성·허종식 민주당 의원, 이미 한 차례 조사를 받았던 이성만 무소속 의원 등이다. 또 ‘이정근 녹취록’에서 실명이 거론된 이용빈·김남국·윤재갑·김승남 민주당 의원도 유력한 조사 대상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가 우리나라 정당민주주의가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 위해선 신속하고 명확한 실체 규명이 필요하다”면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의 책임있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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