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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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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뚫다 깜짝!'… 최대 규모 '영월 분덕재동굴' 천연기념물 지정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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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대 마차리층 최대 규모
석회동굴 중에는 4번째 크기
한국일보

분덕재동굴 내에 발달한 종유관.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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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공사 중 발견된 '영월 분덕재동굴'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강원 영월군에 있는 분덕재동굴을 국가지정유산 천연기념물로 지정한다고 21일 밝혔다. 분덕재동굴은 총연장 길이가 약 1,810m에 달하는 석회암 동굴로, 2020년 영월군 영월읍과 북면 사이 분덕재터널 공사 도중 발견됐다. 공사 중에 보호 조치가 된 동굴이 국가지정유산으로 지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분덕재동굴은 고생대 화석이 나오는 것으로 유명한 마차리층(석회암과 흑색 이암이 번갈아 쌓인 고생대 전기 지층)에서 발견된 동굴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까지 조사된 국내 석회암동굴 중에서는 네 번째로 큰 규모다. 이에 더해 발견되자마자 바로 보호 조치된 터라 보존 상태가 매우 우수하며, 기존 석회암동굴에서 보기 어려운 다양한 동굴생성물과 미세한 기복을 지닌 지형을 갖추고 있어 학술적·경관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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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덕재동굴 안에서 석회질 물질이 꽃처럼 자란 석화.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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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내부에서는 다양한 모양과 굵기의 동굴생성물을 볼 수 있다. 천장에서 떨어진 물방울로 만들어진 빨대 모양의 '종유관', 물방울 속 석회질 물질이 동굴 바닥에서 위로 자라나며 만들어지는 '석순', '돌기둥(석주)', 비틀린 모양의 '곡석', '종유석'이 자아내는 자태가 경이롭다. 그뿐만 아니라 용식공(지하수의 용식작용으로 형성된 종 모양 구멍), 포트홀(돌개구멍), 건열(불규칙한 다각형 모양의 퇴적 구조) 등 독특한 지형이 분포하고 있어 학술·교육적 가치도 충분하다.

특히 중력 방향을 무시하고 사방으로 뻗은 가느다란 직선, 'ㄱ', 'ㄴ', 계단 모양 등 여러 형태로 성장하는 곡석이 국내에서 처음 발견돼 희소성이 높다고도 평가된다. 최대 3m에 달하는 종유관의 밀집도도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수준이며, 꽃 모양의 석화도 다수 분포하고 있어 심미적으로도 아름답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기간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향후 자연유산으로 지정되면 동굴이 가지는 가치 등에 대한 각종 학술자료를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체계적인 보존 관리 계획을 수립해 다양한 교육·체험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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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덕재동굴.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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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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