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아” 지구대까지 쫓아와 협박…檢, 2030 사채업자들 구속 기소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전경. /조선DB

지인에게 인터넷 도박을 하도록 종용해 수천만원의 빚을 지게 한 뒤 협박·감금해 금품을 갈취하려 한 20~30대 불법 사채업자 일당이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피해자가 신변 보호를 받기 위해 경찰 지구대로 가자 지구대까지 쫓아와 행패를 부린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조석규)는 지난 19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이모씨 등 20~30대 남성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20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관할관청에 등록하지 않은 채 2억7000만원 상당을 고리 대출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 등은 올해 7월 지인에게 인터넷 도박을 하도록 종용해 9000만원의 빚을 지게 한 뒤 채권 추심 명목으로 협박·감금해 돈을 받아내려 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신변 보호를 위해 피해자를 데리고 경찰 지구대로 가자, 지구대까지 쫓아가 문신을 보여주며 피해자에게 위협적으로 “나오라”고 소리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이들 중 2명은 술병으로 자신의 머리를 내리쳐 인근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불친절하다, 치료가 제대로 안 됐다’며 옷을 찢어 문신을 드러낸 채 병원을 배회하고 응급실 자동문을 밀어 부수는 등 행패를 부려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이들 중 일부는 조직폭력단체 조직원들과 함께 문신을 드러내고 촬영한 단체 사진을 SNS에 게시하는 등 조직폭력배처럼 행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조직적인 위세를 보이며 불법 사금융 등의 방법을 동원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범죄에 대해 엄정히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슬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