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 심리로 열린 신씨의 특가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27세의 젊은 나이로 허망하게 사망한 피해자의 유족이 엄벌을 원하고 있다”면서 “징역 20년에 처해달라”고 했다.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힌 신모씨가 지난 8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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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신씨가 약물로 정상 운전이 어려운 상태에서 무고한 피해자를 처참히 들이받고는 운전석에 앉아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며 신고도 하지 않았다”면서 “주변 사람에게 도움 요청조차 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다”고 했다. 이어 “현장에 돌아왔지만 여전히 피해자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이 경찰에게 체포에 대해 항의하고 농담 섞인 전화를 걸었다”며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여론이 형성되자 그제야 ‘피해자 구호를 위해 현장을 이탈했다’고 변명했다”고 했다.
신씨는 최후변론에서 울먹이면서 “고통스러웠을 고인과 평생 고통 속에 살아갈 유족에게 죄송하다”면서 “제 잘못을 평생 뉘우치고 사죄하며 살겠다”고 했다.
신씨는 구형에 앞서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는 “당시 약에 취해 제 몸도 가누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또 사고 현장을 이탈한 이유에 대해 “구호 조치를 빠르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시술받은 병원에 도움을 요청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신씨는 지난 8월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를 몰고 인도로 돌진했다가 20대 여성을 뇌사상태에 빠뜨린 뒤 도주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신씨는 당시 향정신성 의약품을 두 차례 투약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피해자는 지난달 25일 사망했고, 검찰은 도주치사 등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피해자 유족 측은 이날 재판 뒤 “이번 사건같이 죄질이 불량하고 정상관계가 불량한 사건에서조차 중형이 선고되지 않는다면, 위험운전치사죄와 도주치사죄에 규정된 무기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는 사례는 앞으로도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한 젊은 여성의 생명을 무참히 앗아간 가해자에 대해 준엄한 심판과 함께 법과 양심이 허락하는 최대한의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냈다.
신씨에 대한 1심 선고 기일은 내년 1월 24일 진행된다.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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