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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5·18 당시 불법 체포 등 정신적 피해... 법원, “국가가 1억원 지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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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대한민국 법원 로고./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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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돼 복역한 뒤 재심 끝에 무죄 선고를 받은 피해자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인천지법 민사 11부(재판장 김양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 과정에서 구속 등 피해를 본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A씨에게 위자료 1억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헌법재판소가 2021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보상법에서 정신적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 행사를 금지하는 건 국가배상권을 침해해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그는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공무원들의 위법한 공무집행행위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으므로 국가가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며 “어머니 등 정신적 피해를 입은 가족 4명에게도 국가가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계엄법 위반 교사 등 혐의로 기소돼 이듬해 징역 1년형이 확정됐다. 만기 출소 후 15년이 지난 1996년 A씨는 재심을 청구했고, 서울고등법원은 “A씨의 행위가 헌정질서파괴에 대한 정당행위에 해당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정부는 A씨가 제기한 소송에서 “A씨는 광주민주화운동 보상법에 따라 이미 보상금을 받았고, 이는 민사소송법 규정에 의한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이라며 맞섰다.

A씨는 앞서 광주민주화운동관련자보상심의의원회 결정으로 위로금 등 7150여 만원을 지급받았다. 또 죄 없이 390여 일간 구금된 것에 대한 형사보상을 청구해 2350여 만원을 받았다.

재판부는 그러나 2021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재판상 ‘화해’ 성립 근거가 사라졌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가 청구한 1억7000만원 중 1억원만 국가배상금으로 인정했고, 가족 4명에 대한 배상금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헌정질서파괴범죄가 자행되는 과정에서 국가 공무원들이 영장 없이 A씨를 체포·구금하고, 공범의 이름을 말하라고 강요하면서 폭행하는 등 불법행위를 했다”며 “A씨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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