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는 ‘맹자(孟子)’ 이루장구(離婁章句)에 나오는 맹자 말이다.
“자신을 해치는[自暴] 자와는 함께 (도리를) 말할 수 없고, 자신을 버리는[自棄] 자와는 함께 (도리를) 행할 수 없다. 말로써 예의와 의리를 비난하는 것을 일러 자신을 해치는 것[自暴]이라 하고, 자신의 몸이 어짊에 머물 수 없고 의리를 따를 수 없는 것을 일러 자신을 버리는 것[自棄]이라 한다.”
언(言)과 행(行)의 문제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애초부터 예의(禮義)는 따를 필요도 없고 오직 자기 이익만을 챙기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바로 자포(自暴)하는 자이고, 인의(仁義)는 행할 필요도 없고 오직 자기 이익만을 챙기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바로 자기(自棄)하는 자이다.
당연히 이런 부류는 군자가 아니라 소인에 속한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공직, 그것도 고위 공직을 차지했을 때 발생한다.
자포자기하는 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길을 버리고 동이불화(同而不和)의 길은 간다. 안백성(安百姓), 즉 백성들을 편안케 해주어야 한다는 군자의 길은 안중에 없다.
개인 비리 문제로 허들 경주를 하며 혹 걸려 넘어졌다가 혹 간신히 뛰어넘기도 하면서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야당 대표 모습도 보기에 민망하지만 고개를 돌려 여당 쪽을 바라보면 민망함은 더 깊어진다.
연일 대통령실을 둘러싼 폭로가 여전히 나오고 있고 당대표와 관련된 ‘당원 게시판’ 문제는 여당을 수렁으로 깊이 몰아넣고 있다. ‘친윤’ ‘친한’ 하는 정치인들 행태야말로 맹자가 말한 자포자기의 전형이다. 여당 지지자들은 오늘날 의미에서 ‘그냥 모든 기대를 접고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을 갖게 된다. 국내외 정세를 볼 때 이래도 되는가? 천벌(天罰)이란 말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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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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