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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아동·청소년 시기부터 생애주기적 접근·대처 필요” [심층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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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3인이 말하는 해법

또래간 경쟁·온라인 세상 등 복합 원인

‘학폭’ 같은 사회적 문제로 접근 바람직

공감해 줄 상담·모임 등 예방접종 필요

실패자 낙인 아닌 지원 프로그램 시급

심리 등 상담 전문가들은 청년들의 화장실 혼밥, 은둔 고립 문제는 체계적인 관리를 조기에 하지 않을 경우 중년, 장년에까지 이어져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본지가 전문가 3명을 대상으로 진단 해법 등을 인터뷰한 결과다.

세계일보

김성아 부연구위원(왼쪽), 이수연 PM


◆보건사회연구원 김성아 부연구위원

-대인관계를 어려워하는 청년들이 왜 이렇게 늘어난 것인가.

“청년들이 사회적 관계 맺는 것 자체를 어려워한다. 이런 현상은 대인관계 자체가 줄어들어 생긴 현상 같다. 중고등학생 때 또래간의 경쟁, 온라인 세상, 그런 것들이 내재해 쌓인 것 같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 관계가 물리적으로 줄어든 점이 이른바 ‘화장실’을 찾는 청년들까지 생긴 배경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사회적인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하는데.

“청년 때의 고립이나 은둔 심리는 장년, 노년까지 예측하지 못하는 위험으로 남는다. 그 자체가 사회적 부작용이라고 본다.”

-지원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대인관계를 어려워하는) 청년들은 안전한 곳을 원하는 심리가 있다. 이곳은 안전하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는 심리상담이나 어떤 공간, 모임 같은 자리가 있어야 할 것 같다. 대인관계를 어려워하지 않는 ‘예방주사’를 맞는 그런 장소가 필요하다.”

◆청년재단 이수연 PM(프로젝트 매니저)

-화장실 혼밥을 하는 청년·고립되는 청년들, 그들은 왜 그럴까.

“청년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면 구직활동이 길어지면서 인간관계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하기도 하고 가족관계 불화, 학교폭력, 괴롭힘 등 아주 복합적인 이유가 있더라. 이런 복합적 심리적 문제가 ‘화장실 혼밥’, ‘고립청년’을 만들어낸 배경이라고 본다.”

-고립, 은둔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연간 7조원에 달한다고 하는데.

“청소년 단계부터 발생하는 문제는 장기화되면서 중년, 노년으로 이어진다. 개인적 측면이 아니라 사회적 측면의 문제가 되는 이유다. 건강한 심리상태가 아닌 구성원이 있으면 당연히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국가적 측면에선 경제발전의 동력이 떨어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해결책은 없을까.

“아동 청소년 시기부터 생애주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웃고 넘기고 별종처럼 지나칠 문제가 아니라 (학교폭력 처럼) 사회적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들을 실패자로 낙인찍지 않는 캠페인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울산대 김영아 진로심리상담센터 전임 상담원

-화장실 혼밥 청년이 등장한 사회다. 대학가는 어떤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늘고, 대인관계 형성이 제대로 안 되다 보니 대학에서도 사람과 사람 관계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사람 많은 곳에 가기 싫다는 학생, 조별과제가 어렵다는 학생도 있다. 학교 수업 마치면 집으로 바로 가고, 식당 가서 밥 먹어야 하는데 밥 먹을 친구가 없어서 그냥 집에 가는 학생이 있다. 강의실 내에서도 카톡으로 얘기한다.”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코로나가 결정적이라고 본다. 대인접촉할 기회가 없었지 않나. 두 번째는 스마트폰이다. 개인매체가 발달하면서 굳이 소통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현장에서 생각한 해결책은.

“지속적인 심리상담, 별종 취급 금지, 사회성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 참여 유도 등이 현장 상담사로서 느낀 해결책이다.”

이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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