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4 (화)

“금보다 2000배 희귀한 ‘오스뮴’, 中·日 아닌 한국 택한 이유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칼렛 클라우스 오스뮴 인스티튜트 부사장 인터뷰

“유럽서 가장 핫한 투자수단…한국 발판으로 아시아 공략”

금보다 2000배 넘게 희귀한데 다이아몬드보다 빛난다? 화학 시간에나 들어봤을 법한 ‘오스뮴’이 그 주인공이다. 일반 대중에게 이름은 생소하지만 최근 럭셔리 업계에선 가장 각광받는 귀금속 중 하나다. 오스뮴은 금, 은, 플래티넘, 팔라듐 등 지구상에 존재하는 8가지 귀금속 중 가장 마지막으로 글로벌 시장에 소개됐다. 백금 채굴 시 부산물로 나오는데, 백금 1만톤 채굴에 겨우 30g이 추출될 만큼 매우 희귀하다.

세계일보

스칼렛 클라우스 오스뮴 인스티튜트 독일 본사 부사장. 오스뮴 인스티튜트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오스뮴을 결정체 형태로 만들어 유통하는 기관은 독일에 본사를 둔 오스뮴 인스티튜트가 유일하다. 지난해엔 한국에 지사를 설립해 아시아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이규희 대표를 지사장으로 선임한 바 있다. 유럽에서 차세대 다이아로 떠오른 오스뮴이 중국, 일본을 제치고 한국에 먼저 소개된 이유는 뭘까. 지난달 서울 종로구 주한독일상공회의소에서 만난 스칼렛 클라우스 오스뮴 인스티튜트 독일 본사 부사장에게 오스뮴의 가치와 한국 진출의 의미에 대해 물었다.

-이름도 생소한 ‘오스뮴’, 대체 뭐길래.

“저도 처음에는 8가지 귀금속 중 하나로만 알았다. 백금족에 속하는 귀금속인데, 1804년에 원소로 발견됐고 최근 유럽에서 다이아몬드를 대체할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백금을 가득 실은 트럭으로 가득 찬 3차선 고속도로를 상상해봤을 때 오스뮴은 1티스푼밖에 발견되지 않을 정도로 극소량만 채굴된다. 전 이런 크리스탈린 오스뮴(결정화 형태의 오스뮴)을 연구하는 최초의 팀원 중 한 명이었고, 2019년 오스뮴 인스티튜트 부사장으로 취임해 글로벌 팀을 이끌고 있다.”

-최근 주목받게 된 이유는.

“근래 들어 오스뮴이 많이 거론되는 이유는 원시의 순수 오스뮴을 납작한 스파클 형태로 결정화하는 특수 공정이 개발돼 한국에 소개됐기 때문이다. 결정화된 오스뮴은 대규모로 거래되는 유일한 형태의 금속이다. 굉장히 희귀한 만큼 초반에는 안정적으로 유통될 수 있을까 의구심도 있었다. 그러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스위스 소재의 연구소에서 오스뮴의 결정화 과정이 이뤄졌고, 최근 10년 동안 순도 99.9995% 이상의 일관된 결정화 품질을 유지 중이다.”

세계일보

지난 9월30일 열린 오스뮴 인스티튜트 코리아 기자간담회에 전시된 오스뮴 제품들. 김수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스뮴만의 차별화 포인트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높은 밀도와 더불어 위조 방지 기능까지 있는 크리스탈린 오스뮴은 최근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실물자산 투자 수단으로 많이 거래된다. 신용카드 크기의 크리스탈린 오스뮴은 5만7000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데다 보관도 용이하다.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은 것도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끼는 점 중 하나다. 2017년 이후 크리스탈린 오스뮴 그램당 가격은 두 배 이상 상승했는데, 오스뮴의 가격 조정은 주식 시장 조정과 무관하게 이뤄진다. 특히 다른 귀금속과 비교했을 때 견고한 장기적 실물 투자 자산으로 여겨진다. 조만간 한국에서도 핫한 투자 대상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본다.”

-어떻게 위조가 불가능한지.

“여러 단계를 통해 보장되고 있다. 크리스탈린 오스뮴은 원재료인 원시 상태의 오스뮴 스펀지로만 가능한데, 결정 구조는 인간의 지문보다 더 정확하다. 모든 조각이 문서화돼 식별이 가능하다. 현재 크리스탈린 오스뮴의 인증 및 글로벌 유통은 전적으로 독일 오스뮴 인스티튜트에서 담당하고 있다. 전 세계로 유통되기 전에 각 오스뮴의 결정 표면은 3D 이미지 스캔을 통해 암호화된 오스뮴 식별 코드로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을 거치고 있다. 디지털 보안 프로토콜은 귀금속 산업에서 최초로 우리가 도입했다.”

-보석으로서의 가치는.

“실물 투자 수단뿐 아니라 고급 주얼리 및 시계 등 럭셔리 산업에서도 다이아몬드를 대체하는 고급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햇빛 아래에서 최대 30m까지 거리에서 반짝임을 볼 수 있는 등 다이아몬드보다 더 빛난다고 해서 미국에서는 ‘선샤인 엘리먼트’(Sunshine Element)라고도 불린다.

스위스의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인 위블로와의 협업으로 명품 시계에 처음 사용됐다. 이후 율리스 나르뎅, UNE, WH&T, 차펙 등 다양한 명품 시계 브랜드에서 선보였다. 현재 더 많은 브랜드와 지속적인 협업을 준비 중이다. 조만간 오스뮴을 컬렉션으로 출시하는 하이엔드 브랜드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일보

다이아몬드보다 더 빛나 미국에서는 ‘선샤인 엘리먼트’라고도 불리는 오스뮴. 김수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왜 중국, 일본이 아닌 한국을 택했나.

“1년 전 아시아에서 한국에 가장 먼저 오스뮴을 선보인 이유는 트렌드를 분석한 전략적 결정이었다. 한국은 다른 아시아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는 작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에 영향을 미치는 트렌드를 선도하는 국가다. 한국을 발판으로 아시아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독일에서 태어난 이규희 대표의 역할도 컸다.

현재 한국 진출 이후 이곳에서 탄탄한 파트너 네트워크 기반을 다지고 있다. 협업을 통해 다양한 한국 디자인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아트 갤러리 플랫폼 ‘이목’과 함께 박주빈, 황삼용 두 작가와 협업해 한국 전통 자개 공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제작했다. 오스뮴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한국의 수공예 기술을 해외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향후 한국에서의 계획 및 전략은.

“앞으로 한국에서 오스뮴의 성공적인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보다 활발한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략적인 파트너를 선정하는데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 일단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을 통해 인지도를 쌓고 국내 브랜드 홍보대사도 임명할 계획이다. 파트너 네트워크 확장이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 세미나와 교육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런 활동을 바탕으로 내년 팝업 쇼룸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홍콩 주얼리&보석 박람회에서 증명된 것처럼 한국에서 개발된 제품은 더 많은 아시아 시장을 유치하고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아시아 시장 확장 전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