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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문재인 전 대통령 “북한 핵발전, 합의 파기와 대화 중단이 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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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 <핵의 변곡점> 추천

윤석열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 간접적 드러내

경향신문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9월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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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9일 “대화 반대자들의 주장과 달리 외교와 대화가 북한에게 핵을 고도화할 시간을 벌어준 것이 아니라, 합의 파기와 대화 중단이 북한에게 시간을 벌어주고 핵발전을 촉진시켜왔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의 <핵의 변곡점>은 북핵의 실체와 이를 억제하기 위해 기울였던 외교적 노력이 실패를 거듭해온 이유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필독서”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헤커 박사는 미국 핵무기의 산실 로스앨러모스 연구소에서 12년간 소장으로 재직했고,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북한을 방문하여 영변 핵시설과 핵물질을 직접 확인했으며, 미국 역대 정부와 의회에 자문 역할을 해온 최고의 북핵 권위자”라고 소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책은 북한의 핵 개발 초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핵이 고도화되는 과정을 살펴보면서, 외교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거나 적어도 억제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변곡점마다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는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 과도하게 이념적인 정치적 결정 때문에 번번이 기회를 놓치고 상황을 악화시켜왔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우리에게 뼈아팠던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실패 이유에 대해서도 지금까지의 짐작을 넘어 보다 자세하고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있게 됐다”며 “전문적이고 두꺼운 책이지만 북핵에 대한 정확한 정보에 접근할 수 없었던 우리 국민들에게 상세한 정보와 함께 비핵화의 방안에 대한 통찰을 제공해 주는 매우 귀한 책이어서 관심 있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 악화 원인으로 북한과의 합의 파기와 대화 중단, 이념적 결정 등을 꼽으며 윤석열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남한은 지난달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9·19 남북 군사합의를 일부 효력 정지했고 이에 북한도 즉시 합의를 사실상 파기했다.

남북 대화는 2018년 12월 이후 진행되지 않아 역대 최장기간 중단된 상태이며 남북 ‘강 대 강’ 대립으로 재개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을 “공산전체주의”로 지칭하며 적대적이고 호전적인 이념관을 드러내 왔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남북군사합의를 폐기한다는 것은 최후의 안전핀을 제거하는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라며 “남북한 모두 관계가 악화되고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수록 군사합의만큼은 끝까지 지키고 준수하여 최악의 상황을 막으면서 대화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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