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긴 남미·인도·아시아 도시들…지붕만 빼꼼
“지구 온도 3도 상승시 세계 8억명 거주지 수몰”
해안가와 저지대 도시, 소규모 섬나라들 생존 위협 커져
![]() |
미국 뉴욕 자유의 여신상.현재(왼쪽) 모습과 지구 온도가 산업화 대비 3도(오른쪽) 올랐을 때 모습. 출처 Climate Central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 뉴욕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이 범람한 강위에 위태롭게 서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두바이의 부르즈칼리파는 사막이 아닌 물 위에 솟아있다.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지난 30일(현지시간)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비영리 기후단체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이 지구 온난화의 섬뜩한 미래를 보여주는 전 세계 196개 도시들의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 이미지는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예측 결과와 지역별 고도 등을 종합해 시각화한 것으로, 지구 온도 상승폭에 따라 달라지는 도시의 모습을 구현했다.
그 결과 탄소 배출량을 급격히 줄여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했을 때의 도시 모습은 지금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3도까지 올랐을 때에는 도로와 길이 물에 잠기고 심지어 도시 전체가 수몰되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 영화에서 보던 물에 잠긴 도시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구 온도가 3도 올랐을 때 미국 워싱턴DC의 내셔널몰 앞 공원은 거대한 호수로 변했다. 쿠바 아바나의 명소 카테드랄 광장은 아예 물에 잠겨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다. 인도 뭄바이의 경우 우뚝 선 나무 전체가 물에 잠길 정도로 해수면이 높이 올라와 있다.
![]() |
미국 워싱턴DC 내셔널 몰.현재(왼쪽) 모습과 지구 온도가 산업화 대비 3도(오른쪽) 올랐을 때 모습. 출처 Climate Central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
쿠바 아바나 카테드랄 광장.지구 온도가 산업화 대비 1.5도(왼쪽), 3도(오른쪽) 올랐을 때 모습. 출처 Climate Central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
인도 뭄바이의 샌그라할라야 박물관.지구 온도가 산업화 대비 1.5도(왼쪽), 3도(오른쪽) 올랐을 때 모습. 출처 Climate Central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일본 후쿠오카는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겨 지붕만 빼꼼히 물 밖으로 나와있고, 중국 광저우의 높은 빌딩들도 물속으로 사라졌다.
영국 런던과 글래스고의 차도와 인도가 모두 물길이 됐고, 관광명소인 버킹엄 궁전을 비롯해 세계 곳곳의 유적지와 유산들이 물에 잠길 것으로 예상된다.
![]() |
일본 후쿠오카.현재모습(왼쪽)과 지구 온도가 산업화 대비 3도(오른쪽) 올랐을 때 모습. 출처 Climate Central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
중국 광저우.지구 온도가 산업화 대비 1.5도(왼쪽), 3도(오른쪽) 올랐을 때 모습. 출처 Climate Central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
영국 런던 버킹엄 궁전.현재모습과 지구 온도가 산업화 대비 3도(오른쪽) 올랐을 때 모습. 출처 Climate Central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현재 COP28이 열리는 무더운 사막 도시 두바이 역시 도시 대부분에 물이 들어차 더 이상 사막이 아닌 모습을 볼 수 있다.
![]() |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부르즈칼리파 빌딩.지구 온도가 산업화 대비 1.5도(왼쪽), 3도(오른쪽) 올랐을 때 모습. 출처 Climate Central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클라이밋 센트럴의 수석 과학자이자 최고경영자(CEO) 벤저민 스트라우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들 장소와 문화 유산의 생존 여부는 정부와 업계 지도자들이 지구 온난화를 1.5도로 제한할 만큼 충분하고 신속하게 탄소 오염을 줄이는 방안에 동의할 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기후 과학자들은 현재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2도 오른 수준으로, 앞으로 몇 년 안에 파리기후협약에서 제한하기로 약속한 1.5도 상승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5년 파리에서 열린 COP21에서 195개 국가들은 지구 온도 상승폭을 2도 이하, 바람직하게는 1.5도로 제한하는 ‘파리기후변화협정’에 서명했다. 과학자들은 이 온도를 넘어서면 인간과 생태계가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한다. 유엔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지구 온도가 최대 2.9도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지구 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며 해안가나 저지대 도시, 소규모 섬나라는 생존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 클라이밋 센트럴에 따르면 현재 약 3억8500만명의 사람들이 범람 위험지역에 살고 있으며, 지구 온도 3도 상승시 해수면의 변화로 세계 인구의 약 10%(8억명)의 거주지가 수몰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위험이 가장 큰 국가들로 꼽혔다.
![]() |
방글라데시 다카의 랄바그 요새.지구 온도가 산업화 대비 1.5도(왼쪽), 3도(오른쪽) 올랐을 때 모습. 출처 Climate Central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기상이변으로 인한 위협은 전세계 의료·보건 환경에까지 미치고 있다.
기후위험 분석기관인 상호의존성이니셔티브(XDI)가 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홍수와 폭풍우, 산불 등 기상이변이 초래한 각종 재해로 인해 이번 세기말까지 전 세계 1만6245개 병원이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폐쇄될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에 처한 병원의 71%(1만1512곳)는 저소득 및 개발도상국에 위치해 있었다. 연구팀은 병원 폐쇄 위험이 가장 큰 지역은 동남아시아로, 기후위기가 현재 상태로 지속된다면 2100년까지 동남아 지역의 병원 5곳 중 1곳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 독립언론 경향신문을 응원하신다면 KHANUP!
▶ 나만의 뉴스레터 만들어 보고 싶다면 지금이 기회!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