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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압축 성장’이 낳은 그늘은 결혼·출산 두려워진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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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압축적 근대성의 논리

장경섭 지음 | 박홍경 옮김 | 문학사상 | 364쪽 | 2만원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3만달러가 넘고 여러 산업에서 전 세계를 선도하고 있으며 대학 교육 이수는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그러나 가계 부채, 노인 빈곤, 자살, 결핵 감염은 선진국들을 통틀어 최악의 수준이다. 노동 시간은 연간 2000시간, 학생들의 학습 시간은 세계 어느 나라의 학생들보다 많고, 노인들이 일을 그만두는 시기도 가장 늦다.”

‘압축성장’ ‘압축적 근대화’라는 말을 우리는 흔히 자랑처럼 사용한다. 서구에서 몇백 년 걸렸던 발전을 우리는 단 몇십 년 만에 초고속으로 해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겸 본부 석좌교수인 저자는 지난해 영국 폴리티 출판사에서 출간한 이 책을 통해 그 ‘압축적 근대성’ 이론을 학술적 논의로 격상시키며 그림자를 면밀히 추적한다.

압축적 근대성이라는 것은 결국 ‘압축적 경제 성장’과 ‘압축적 사회 박탈’의 조합이라고 그는 분석한다. 너무나 빠른 발전은 그 이면에서 인간의 생활과 노동력의 사회적 재생산을 위한 여러 기본적 조건을 희생하고 남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아무리 선진국이 됐다 한들 결혼과 출산과 노후가 두려워지는 삶이라면 과연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유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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