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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6 (월)

“부산 유치 할 만큼 했다”…총수 특사들, 지구 197바퀴 움직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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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2030 세계박람회’의 부산 유치 지원 활동 등 일주일여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김포국제공항으로 귀국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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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만큼 했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전의 주전 선수는 국내 대기업들이다. 5대 그룹 총수들은 개최지 선정 투표가 임박한 지난 주말에도 프랑스 파리에 모두 집결해 막판까지 힘을 보탰다. 연말 인사와 내년 사업계획 점검 등 가장 바쁜 시기에 일제히 파리로 달려간 것이다. 유럽 일정을 마치고 27일 낮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부산 유치를 위해) 다들 열심히 하고 계시다”라고 말했다.

총수를 수행한 한 대기업 임원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기업들 입장에선 엑스포가 월드컵·올림픽보다 더 중요한 국제 행사다. 회장님들도 ‘이제 할 만큼 했다’는 분위기다. 진인사대천명의 심정으로 막판 역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1년여 동안 조직적으로 움직여왔다. 민간 유치위원회는 국제박람회기구(BIE) 182개 회원국 중 네트워크가 있는 110여개국을 기업별로 나눠 전담(앵커 기업)하는 방식을 택했다. 해당국에 투자했거나 법인이 진출한 기업들과 매칭해 득표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아직 표심이 굳지 않아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고 평가받는 카리콤(카리브해 공동체 12개국), 태도국(태평양도서국 11개국), 아프리카 국가 등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를 집중적으로 접촉했다.

총수들은 사업 연관성이 큰 국가들을 방문해 여론전을 폈다.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은 미국과 일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멕시코와 파나마, 구광모 엘지(LG)그룹 회장은 르완다와 폴란드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동시다발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유치위원회가 기업의 유치 활동을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함구령을 내리기도 했다. 유치위원회 관계자는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우리 기업인들이 접촉한 국가와 인사, 논의 내용을 파악한 뒤 역제안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치위원회 집계로는, 그동안 재계 총수와 경영진들이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을 위해 이동한 거리만 지구 197바퀴(790만킬로)에 이른다. 기업들은 엑스포 유치 공동 경비로 수백억원의 특별 회비를 갹출했는데, 개별적인 유치 활동에도 수십억원을 지출했다고 한다.

이달 들어 유치 활동은 유럽권에 집중됐다. 1차 투표에서 이탈리아(로마)가 탈락할 경우 결선 투표에서 유럽표를 최대한 흡수하기 위해서다. 민간 유치위 관계자는 “최근 중동 사태는 친팔레스타인을 선언한 사우디에는 악재”라며 “사우디에 기울었던 유럽국의 이탈표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겨레

오는 28일(현지시각) 제173회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를 홍보하는 버스가 개선문 앞을 지나고 있다. L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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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유치에 실패할 경우 부담도 호소한다. 재계 단체 관계자는 “현실적인 판세가 ‘박빙 열세’인 상황인데 엑스포 유치에 대한 국민 기대는 너무 큰 것 같다”며 “경쟁국과 달리 민간 대기업들이 국가적 행사 적극 나섰다는 점을 긍정적 평가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30 세계박람회의 개최지는 28일(현지시각)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182개 회원국 대표들의 익명 투표로 결정된다. 부산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와 경합하고 있다. 1차 투표에서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지지가 없으면 3위를 탈락시킨 뒤 1위와 2위 간 2차 투표에 들어간다. 투‧개표 상황에 따라 발표 시점은 한국 시각으로 28일 밤, 혹은 29일 새벽이 될 수 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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