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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바닷속에서 청동기시대 돌칼 발굴…수중발굴조사 첫 선사시대 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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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군산 선유도 해역서 ‘간돌검’ 확인…“선사시대 해상활동 실증 자료”

선사시대~근대 유물 180여 점도 발굴…고선박 매장 가능성 확인

경향신문

군산 선유도 해역 수중발굴에서 선사시대~근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물이 확인됐다. 사진은 바닷속 수중발굴 사상 처음으로 확인된 청동기시대 간돌검의 날(왼쪽)과 선유도 해역 갯벌 속에 묻혀 있는 고려시대 청자 모습.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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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수중 발굴조사에서 선사시대인 청동기시대의 유물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서남해 해역에서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침몰한 고선박과 선박에 실려 있던 다양한 유물이 수중 발굴조사를 통해 나왔으나 선사시대 유물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선사시대에도 해상 활동이 이뤄졌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라는 분석이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4~10월 전북 군산 선유도 해역에서 실시한 수중 발굴조사에서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석기 유물의 하나로 돌을 정교하게 가공한 칼인 간돌검(마제석검) 날을 비롯해 삼국시대의 토기, 후백제시대의 기와, 고려시대의 청자, 조선 초기의 분청사기·백자, 근대의 옹기 등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전 시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유물 180여점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특히 간돌검 같은 청동기시대의 유물이 바다 수중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되기는 전국적으로 처음”이라며 “청동기시대 사람들이 이미 선유도 해역에서 해상 활동을 했다는 사실을 밝혀주는 의미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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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해역 수중 발굴조사에서 발굴한 다양한 시기의 유물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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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선유도에서는 선사시대 사람들이 먹고 버린 조개껍데기 등이 쌓여 형성된 일종의 쓰레기장 유적인 조개무지(패총)를 비롯해 청동기시대의 무늬없는 토기 등 여러 토기 조각이 발견돼 선사시대 사람들이 이곳에 거주한 사실은 알려져 있었다.

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선사시대 생활유적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됐지만 당시에도 해상 활동이 있었는지는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었다”며 “발굴된 간돌검은 먼바다 속에서 확인된 만큼 땅 위의 생활유적에서 쓸려 바닷속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당시 해상 활동의 흔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수중 발굴조사에서는 고려시대 고선박이 선유도 해역에 매장되었을 가능성도 재확인했다.

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조사에서 중국 남송대에 제작된 백자비문접시(빗으로 긁은 듯한 문양이 있는 백자 접시), 청자사이호(귀 모양의 고리형 손잡이가 4개 달린 청자 항아리) 등도 발굴했다”며 “이들 유물은 당시 선유도가 중국과 고려를 오가는 선박들의 중간 기착지라는 사실을 실증하는 자료로 선유도 해역에 고려시대의 선박, 특히 중국 고선박이 매장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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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해역 갯벌 속에 묻혀 있는 백자의 모습.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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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수중 발굴 조사원의 발굴조사 장면.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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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20년 수중에서 유물을 목격했다는 잠수사의 신고로 선유도 해역 수중 발굴조사를 시작해 2022년까지의 조사에서 고려청자, 조선시대 분청사기·백자 등 유물 500여점을 발굴했다.

해양문화재연구소는 “군산 선유도 해역이 선사시대부터 오랜 시간에 걸쳐 해상 활동이나 교류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돼 왔음을 이번 조사결과로 확인했다”며 “내년에는 고선박과 유물 집중 지역을 확인하기 위한 발굴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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