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부실·불공정 조사로 규정, 여론몰이 강력 규탄
대한의사협회는 21일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수요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과학적 근거와 충분한 소통 없이 의대 정원 정책을 강행한다면 강경투쟁을 맞이할 것이다. 의료계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사진 가운데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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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1일 전국 40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대한의사협회는 “과학적 근거와 충분한 소통 없이 의대 정원 정책을 강행한다면 강경투쟁을 맞이할 것이다. 의료계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의협은 당사자만의 희망 사항만을 담은 이번 수요조사를 졸속·부실·불공정 조사로 규정하고 정부의 여론몰이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적정 의대 정원 분석은 △의사 수급 △의료서비스 질에 미치는 영향 △인구구조 변화 △의료기술 발전 △의료제도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종합적이고 신중하게 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국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은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의료정책이자 미래방향 설정하는 중요한 교육 정책”이라며 “증원 규모에 대한 분석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번 수요조사는 과학적 분석도 없고 대학과 병원이 원하는 만큼, 지역 정치인과 지자체가 바라는 만큼이 의대 정원 적정 수치가 됐다. 이후 이어질 형식적인 현장점검은 이러한 정치적 근거를 과학적 근거로 둔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회장은 “과학적 근거도 없이 준비되지 않은 주먹구구식 의대 정원 확대는 2018년 실패한 서남대 의대와 같은 일들만 우후죽순 생기게 할 것”이라며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하고자 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진정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를 살리는 길이 무엇인지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의료현안협의체를 구성해 여러 차례 지역의료·필수의료 살리기를 위한 협의를 진행해왔다. 이 회장은 그간 의료계와 소통·합의 과정을 거쳐 결정하겠다고 정부가 천명했었다며 “지금까지 진행해온 협의 과정이 무시되고 의대 정원에 대한 증원이 발표된다면 더 강력한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 회장은 “회장 임기 2년 7개월간 파업이란 말을 단 한 번도 꺼내 본 적 없다”며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고 있던 것을 깨뜨리는 행위다. 오늘 이 사태는 묵과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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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공중보건의사, 군의관 등으로 구성된 젊은의사협의체 역시 이날 정부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젊은의사협의체는 의대 정원 확대를 ‘잘못된 치료법’이라고 규정하며 “필수·지역의료 붕괴라는 ‘질병’에 대한 원인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오진에 따른 결과”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들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은 여러 이해관계자들로 인해 이미 상당 부분 정치적으로 변질됐다”며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는 의대 정원 확대는 의대생과 전공의에 대한 교육과 수련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졸속으로 강행하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료계는 2020년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에 반대하며 집단휴진(총파업)에 나선 바 있다. 의료계는 2020년 9월 4일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부 등과 코로나19 안정화 시기 이후 ‘원점 재논의’에 합의하며 집단행동을 중단했었다.
[이투데이/노상우 기자 (nswreal@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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