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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벌금 1000만원, 배상금 1400만원… 고깃집 갑질 모녀 사건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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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21년 5월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음식 다 먹고 나간 다음 환불해달라고 협박하는 목사 황당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공개된 CCTV 캡처 화면에는 한 모녀 손님이 사장에 항의하는 모습이 담겼다. /보배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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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양주의 한 고깃집에서 옆자리에 ‘노인’을 앉혔다는 이유로 주인에게 환불을 요구하는 등 행패를 부린 모녀가 형사와 민사 소송에서 모두 패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모녀는 형사재판에서 벌금 각각 500만원, 민사재판에서 배상금 각각 700만원을 선고받으며 총 2400만원 금액을 지출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고깃집 사장 A씨는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글을 올리고 “모든 재판이 이제서야 끝이 났다”며 “재판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모든 게 다 끝난 지금에서야 조심스레 글을 적는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모녀는 1심 판결에서 각각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뒤 항소했지만, 2심에서 기각됐다. 대법원에도 상고장을 제출했지만, 이 역시 기각됐다고 한다. 이로써 모녀는 각각 500만원의 벌금형이 확정됐다고 A씨는 설명했다.

모녀는 민사소송에서도 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두 모녀에게 각각 700만원씩 총 14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 확정됐다”고 했다.

A씨는 민사소송을 통해 받게 될 배상금 1400만원 전액을 ‘좋은 일’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씨는 “저희가 많은 분께 (도움) 받은 만큼 저희도 되돌려 드리려 한다”며 “100원 하나 쓰지 않고 좋은 일에 전액 사용한 뒤 그때 다시 인증샷 올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의 판례로 앞으로는 말도 안 되는 갑질 횡포가 없어지길 바라며, 이렇게 갑질을 하면 꼭 처벌받는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한편 이 사건의 발단은 2021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모녀는 양주시 옥정동 고깃집에서 3만2000원어치 식사를 하고, 결제한 뒤 “옆에 노인들이 앉아 불쾌했다”며 항의했다. 음식점 주인은 사과하고 이들을 달랬으나 모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화가 나 안되겠으니 고깃값을 환불해달라”며 ‘갑질’을 이어갔다. 주인이 환불해 주지 않자, 코로나 방역수칙 위반을 들먹이며 협박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모녀의 억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녀가 고깃집을 감염병관리법 위반으로 신고했을 때, 시청은 고깃집이 방역수칙을 준수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고 한다.

이 과정을 A씨 측이 보배드림에 게시글을 올려 공유하면서 사연이 ‘갑질 모녀 사건’ 등의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다.

결국 모녀는 공갈미수·업무방해·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해 5월 의정부지법 형사5단독 박수완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모녀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과 300만원을 구형했다. 그리고 같은 해 7월, 재판부는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자에게 아직 용서받지 못한 점, 피고 중 한 명이 폭력 범죄 등으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 등이 있음에도 또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해 판결했다”며 이들 모녀에게 각각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구형보다 무거운 형이 내려진 것이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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