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마약 특활비 전액 삭감시 수사 위축 우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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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일부 시민단체와 인터넷 매체는 “문무일 전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이 남은 특수활동비 예산을 이듬해로 돌려 사용했다”는 내용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대검과 대다수 일선 검찰청에 회계상으로는 돈을 다 쓴 것처럼 특수활동비 잔액을 0원으로 꾸며 놓은 뒤 실제로는 쓰지 않은 현금으로 보관된 특수활동비 비밀 잔액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회계연도 독립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검찰총장이 국회의 감시를 피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특활비를 마련했다고 주장했지만, 특활비의 구체적 용처가 어디인지, 수사비 등 집행 목적과 다르게 쓴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대검은 “특활비는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수사‧정보 활동 등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이라며 “수시로 발생하는 수사‧정보 활동의 예산 수요에 따라 수사부서나 검사 등에게 필요한 시기에 집행될 필요가 있고, 집행 내역의 기밀성이 유지돼야 한다”고 했다. 또한 “수사 업무를 총괄하는 기관장이 수사 수요 등에 따라 예산을 배분· 집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검찰총장 역시 일선청 수사 부서와 검사 등에게 수사 수요에 따른 특활비 배분과 집행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도 ‘마약수사비’와 ‘마약수사 특활비’를 뒤섞어 ‘침소봉대’하지 말라는 이날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마약수사 특활비를 전액 삭감하겠다는 것은 마약 수사를 실질적으로 위축시킬 것이 분명하다”며 반박했다.
민주당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지난 8일 서면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마약 수사 특활비’를 특정해서 삭감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 한동훈 법무장관은 특활비를 지키려고 야당이 마약 수사의 발목을 잡는다는 가짜뉴스를 만들지 말라”고 한데 이어 이날도 “80억원이 넘는 ‘마약 수사비’와 2억7000만원의 ‘마약 수사 특활비’를 뒤섞어 침소봉대하지 말라”고 했다.
이에 법무부는 “보안이 필수적인 수사의 본질적 성격을 고려하면 기밀성이 유지되는 특활비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민주당의 주장은)마약 범죄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느슨해질 것이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범죄자들에게)준다는 점에서 더더욱 우려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원도 검찰의 특활비 관련 자료를 일일이 확인한 후 기밀성을 인정해 제한된 범위에서만 정보를 공개하도록 결정했다”며 “검찰은 이러한 판결 취지에 따라 보관 중인 자료를 있는 그대로 충실히 공개하고 있다”고도 했다.
검찰은 지난 2017년 9월 특활비 자료 보존과 점검 절차를 강화한 이후 2021년부터 ‘검찰 특활비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매년 초 특활비 집행 계획을 수립하고 계획대로 집행하고 있다고 한다. 검찰은 올해 1월 특활비 점검 결과를 국회에 제출했다. 최근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는 특활비 사용 지침 주요 내용을 역대 정부 중 처음으로 국회에 내고 설명한 바 있다.
[허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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