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전면 금지 효과로 급등했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하락 전환해 7일 2440대로 내려섰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장보다 58.41포인트(2.33%) 내린 2443.96으로 집계됐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관계자가 이날 딜링룸 전광판에 표시된 코스피 지수 등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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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천하’였다. 공매도 전면 금지 효과로 급등했던 주식시장이 7일 급락했다. 종일 롤러코스터를 탄 코스피는 2500선을 다시 내줬다. 코스닥은 급락에 따른 ‘매도 사이드카’(변동성 완화 장치)가 발동됐다. 전날 급락에 따른 매수 사이드카와 정반대의 움직임이다. ‘공매도 금지’의 최대 수혜주로 꼽혔던 2차전지주도 에코프로를 제외한 나머지는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김포 서울 편입’에 이어 갑자기 꺼내든 ‘공매도 금지 조치’에 시장은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이날 코스피 시장은 전날보다 약 2.33%(58.41포인트) 떨어진 2443.96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 및 기관투자가의 순매도 영향이다. 전날 5.66%(134.03포인트)의 상승이 무색하게 쉽게 무너졌다. 이날 지수를 끌어내린 건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였다.
신재민 기자 |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커버링’(반등을 예상한 주식 매입) 효과도 곧 힘을 잃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단기 숏커버링은 지난 6일 많이 들어온 것 같고, 앞으로 2~3일 내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가 급격하게 오르고 환율이 내리니(원화가치 상승) 외국인 입장에서는 빨리 숏커버링하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커버 영향력은 2주를 정점으로 약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매도 금지가 주가를 끌어올리기보다는 시장의 변동성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계 자금을 주로 운용하는 페트라자산운용의 이찬형 부사장은 “예컨대 삼성전자를 사면서 내릴 때를 대비해 SK하이닉스는 숏포지션(매도)으로 잡는데, 이게 불가능하면 삼성전자 주가가 내리면 곧바로 팔고 나가버릴 테니 증시 전반의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재민 기자 |
금융 당국은 시장 변동성 확대와 공매도 금지의 연관 관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공매도 금지가 ‘선거용 포퓰리즘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정치적으로 국민 여론 무마용으로 할 수는 없는 조치”라고 밝혔다.
이제 관심사는 외국인의 이탈이 가속할지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프로그램 매매 지표상 외국인 (시장의 흐름에 따르는) 패시브 자금은 줄어든 모습”이라며 “향후 흐름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찬형 부사장은 “기본적으로 헤지(공매도를 통한 위험 회피)를 전략으로 가져가는 외국 펀드는 한국 시장을 아예 떠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재민 기자 |
특정 세력의 주가 조작 우려도 나온다. 공매도 금지로 악재성 정보의 반영이 늦고, 거래량이 감소하면 일부 세력의 의도적 주가 띄우기가 손쉬워지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 신뢰 저하도 문제다. 특히 공매도 금지는 정부가 수년째 공들이고 있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걸림돌이다.
본격적인 공매도 제도 개선이 시급해졌지만 가능할지는 아직 물음표다. 그간 금융 당국은 개인투자자들이 요구하는 ▶기관·외국인 공매도 담보비율·상환 기간 제한 ▶공매도 실시간 전산화에 대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고, 현실적 구현이 어렵다”며 반대해 왔다. 이날 김 위원장도 실시간 전산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문 시스템을 통일하고 거래소와 예탁원을 연결하는 시스템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연주·김남준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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