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군 통역했던 與혁신위원장
취임 첫 공식일정으로 5·18 참배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아야한다”
5·18 행불자 묘역 앞에서 묵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0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행방불명자 묘역에서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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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0일 취임 첫 공식 외부 일정으로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 묘지를 찾았다. 전남 순천이 고향인 인 위원장은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군 편에서 영어 통역을 맡았다. 인 위원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유대인이 한 말을 빌리자면 ‘용서는 하되 잊지 말자’”고 했다.
이날 참배는 혁신위원 13명 전원이 함께 했다. 9시경 묘역에 들어서기 직전엔 일부 시민이 인 위원장의 방문에 항의해 입장이 지연됐다. 광주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를 준비 중인 조인철 전 광주시 부시장은 팻말을 들고 인 위원장 동선을 따라다녔다. 인 위원장은 말없이 방명록에 ‘광주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완성해 가고 있읍니다’라고 적었다.
추모탑을 참배하고 행방불명자 묘역에 헌화한 뒤엔 5초가량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묵념했다. 신원을 알 수 없는 67명의 묘역이 있는 곳이다. 참배를 마친 그는 기자들에게 “(손이 떨려 방명록에) 글씨도 잘 못 쓰고, 묘지 앞에서 말문이 막혔다”며 “도저히 표현하고 싶은데 표현이 나오지 않아 죄송하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제안서를 인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황일봉 부상자회장은 “인요한은 민주 항쟁 당시 시민군 통역관이었다”며 “존경하고 사랑하는 인요한에게 5·18 헌법 정신 수록과 민주유공자 국가유공자법 개정을 건의한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꼭 전달하고 관철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인 위원장은 5·18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두 가지 또렷한 기억이 남아있다”며 당시 시민군 대표의 발언을 전했다. 시민군 대표는 “북쪽을 향해서 우리를 지켜주는 (국군의) 총이 왜 남쪽으로 향하는지 모르겠다. 너무 원통하다” “우리를 공산주의자라고 하는데 우리는 매일 애국가를 부르고 반공 구호를 외치고 하루 일정을 시작한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혁신위는 오전 광주 북구 5·18 민주 묘지를 참배한 데 이어 오후 국립 서울 현충원을 찾았다. 인 위원장은 “지금 뒤에 국가를 위해 희생한 소중한 사람들이 계신다”며 “우리 국민들이 희생했고 정치인이 덕을 봤는데 이제는 문화를 바꿔서 정치인들이 희생하고 국민에게 이득이 되는 사상 전환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영남 수도권 출마론’에 대한 반발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광주=김태준 기자
[광주=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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