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네이버 등 국내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가 올해 코스피 대비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정한 증시 상황에서는 결국 대형주 투자가 안정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은 자동차·조선 등 대형주 섹터와 시가총액 상위 그룹주를 한데 모은 ETF까지 내놓으며 대응 중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20%를 넘는 'TIGER TOP10' ETF는 18.9% 수익률을 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KODEX 200'(12.3%)보다 높은 성과다. 순자산 규모가 1조5400억여 원에 달하는 이 상품은 삼성전자 25.3%, SK하이닉스 20.4%를 비롯해 포스코홀딩스 8.47%, 현대차 7.54%, 네이버 7.4% 등 국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으로 구성됐다.
오동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팀장은 "연초 이후 반도체 시장 강세 속에서 관련 대표 종목을 높은 비중으로 집중 편입해 상품 성과가 특히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며 "코스피200 대비 정보기술(IT), 소재, 헬스케어 등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높은 성장성을 보이는 섹터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안정성과 성장성을 모두 갖춘 선명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연초(1월 2일) 5만5500원에 거래됐던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이 바닥 다지기에 들어가면서 올 3분기 적자폭을 줄였다. 18일 종가 기준으로 7만400원을 회복하면서 '7만전자'로 다시 올라섰다.
이 밖에 시총 상위 10개 종목을 편입해 10%씩 동일한 비중으로 구성한 ETF들도 코스피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HANARO 200 TOP10'이 연초 대비 14.9%, 'SOL 200 Top10'은 13.8% 수익률을 냈다. 시총 상위 5개 종목을 담은 'KODEX Top5Plus TR'은 같은 기간 34.4% 수익률을 기록했다.
정재욱 삼성자산운용 ETF운용3팀장은 "삼성전자 등 대형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발표로 인해 대형주가 중소형주에 비해 뛰어난 주가 상승을 보였다"며 "시장 금리가 예상보다 오랜 기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회사의 현금 유동성이 많고 실적이 양호한 대형 기업에 대한 선호가 커진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 자동차 등 대형주 투자 비중을 최대로 높인 ETF 상품도 나왔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자동차 TOP3 플러스' ETF는 현대모비스, 기아, 현대자동차에 75% 이상을 투자한다. LG전자,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전장·부품기업까지 13종목을 담았다.
한편 해외 투자 ETF 중에서도 대형 우량주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 모두 고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와 'KODEX 미국FANG플러스(H)'는 연초부터 이날까지 각각 75%, 68% 수익률을 올렸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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