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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검찰과 법무부

2000명→3만5000명… 외국인 숙련기능인력 확대안 본격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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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내에 장기 체류하면서 일할 수 있는 근로자의 한도를 대폭 늘린 것과 관련, 법무부가 그 세부 기준을 마련해 25일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법무부는 단기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 중 일정한 능력과 요건을 충족하는 이들에게 장기 체류가 가능한 숙련 기능 인력(E-7-4) 비자를 확대 발급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숙련기능인력 3만5000명 혁신적 확대 방안(K-point E74)’을 이날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숙련 기능 인력 비자는 연간 최대 2000명에게 줄 수 있었다. 정부는 올해 이 한도를 3만5000명까지로 확대하는 내용의 ‘외국 인력 확대 및 규제 개선 방안’ 정책을 최근 확정했다. 숙련 기능 인력 비자 전환 대상인 외국인 근로자는 4년 이상 국내에 체류하고, 일정 수준의 한국어 능력을 갖췄으면서 1년 이상 근무 중인 기업체로부터 추천받은 이들이다.

법무부는 숙련 기능 인력 비자 발급 대상에 대한 심사를 위해 기존에 시행되던 ‘K-point E74′ 제도를 재편했다. 기존에는 선택 사항이었던 한국어 능력 시험이 필수 사항으로 바뀌고, 11개 점수항목은 소득·한국어 능력·연령 등 3개로 간소화된다. 또 기존에는 직장 이동이 자유로웠지만, 앞으로는 숙련 기능 인력 비자를 발급받을 경우 2년간 현재 직장에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한다. 또 1년 이상 근무 중인 기업의 추천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광역지자체가 추천하거나, 인구감소지역 및 읍·면 지역에서 3년 이상 근무했을 경우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사업장별 고용 허용 인원은 기존 20%에서 30%로, 뿌리산업 등 일부 산업군에서는 30%에서 50%로 대폭 늘어난다. 불법체류자, 조세 체납자, 벌금 100만 원 이상의 범죄 전력이 있는 자 등은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다.

법무부는 기존 제도를 재정비해 단계적 체류자격 승급 시스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단순 노무 비자(E-9 등)로 입국했더라도 능력 등이 검증되면 숙련 기능 인력 비자를 받을 수 있다. 이후 5년 이상 체류 및 소득 요건 등을 완비하면 거주자격(F-2) 또는 영주권(F-5)도 단계적으로 취득할 수 있다.

지금까지 외국인 근로자는 대부분 단순 노무 비자를 받고 입국해 체류했다. 단순 노무 비자는 4년 10개월간 체류한 뒤, 일시적으로 본국에 다녀오는 조건으로 최대 9년 8개월까지 체류할 수 있었다. 이 기간이 끝나면 이들은 본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반면 숙련 기능 인력 비자를 취득한 외국인 근로자들은 사실상 영구히 우리나라에 정착할 수 있다. 본국에 살고 있는 가족도 입국시켜 함께 지낼 수 있게 된다.

법무부는 숙련 기능 인력 비자가 확대되면서 중소기업의 인력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1년 이상 근무 중인 기업체의 추천이 필수 요건인 만큼, 직장을 옮겨 다니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란 판단이다. 법무부는 일손이 부족한 기업체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잦은 이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

외국인 계절 근로자 69명이 지난해 4월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이들은 전남 완도에서 어민 일손을 돕기 위해 들어왔다. 정부는 최근 올해 외국인 근로자 3만5000명에게 국내에 계속 체류하면서 일할 수 있는 ‘숙련 기능 인력(E-7-4)’ 비자를 주기로 했다. /완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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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확대 방안은 지금까지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과 정착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한 장관은 “대한민국 사회 통합과 기업 발전에 기여하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정착이라는 동기를 부여하는 차원”이라며 “불법체류자에 대해선 엄정히 관리하겠다”고 했다. 한국어 능력 시험을 필수 사항으로 지정한 것에 대해선 “직접 만나본 외국인 근로자들 상당수가 훌륭한 한국어 능력을 갖고 있었다”며 “근로 현장의 안전 문제와 직결되는 문제”라고 했다.

숙련 기능 인력 비자 전환 신청은 하이코리아 홈페이지(www.hikorea.go.kr)에서 온라인 전자민원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존에는 방문 신청만 가능했었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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