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입맛 맞추고 외부 환경에 덜 흔들려
펄어비스, 엑스엘게임즈는 자체 개발한 게임 엔진을 갖고 있다./그래픽=비즈워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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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게임 엔진을 만드는 작업은 직관적인 화면 구성을 비롯해 누구나 쓸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일부 국내 게임사는 그런 어려움을 안고도 자체 게임 엔진을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 게임사가 원하는 고품질의 게임을 제작하는데 유리하고 더불어 외부 엔진을 사용할 때 내야하는 이용료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펄어비스는 자체 게임 엔진인 '블랙스페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게임 엔진은 게임을 구동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기능을 담은 소프트웨어다.
블랙스페이스는 기존 펄어비스의 자체 개발 엔진 '검은사막'에 이은 두번째 자체 게임 엔진이다. 블랙스페이스는 사실적 질감 표현과 자연스러운 광원 효과 등 기존 검은사막 엔진의 장점을 강화한 특징을 갖고 있다. 펄어비스의 차기작 '붉은사막', '도깨비' 등에 쓰일 예정이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키에이지'를 만든 엑스엘게임즈는 자체 게임 엔진인 '엑스엘프로토타입 엔진(XLE)'을 갖고 있다. 엑스엘게임즈에 따르면 XLE는 MMORPG 장르의 게임 개발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엑스엘게임즈는 2015년 XLE를 세계 최대 오픈소스(누구나 무료로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 공유 사이트 '깃허브'에 공유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국내의 많은 게임사가 미국 게임 개발사 '에픽게임즈'의 게임 엔진인 '언리얼엔진' 등 외부 게임 엔진을 쓰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김정태 동양대 교수는 "프로그래머 외에 시나리오 작가, 그래픽 디자이너 등도 쓸 수 있게 직관적이면서 알아보기 쉽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가장 어렵다"며 "특히 작은 게임사 같은 경우 자체 엔진을 만드는 2~3년의 시간과 인력, 자금을 투자하는 건 부담이다"고 말했다.
개발에 어려움이 있지만 펄어비스와 엑스엘게임즈가 자체 엔진을 만들고 보유하는 이유는 '맞춤형 게임'을 개발할 수 있어서다.
외부 엔진의 경우 MMORPG 이외에도 레이싱, 1인칭슈팅게임(FPS) 등에 두루 쓸 수 있지만 게임사가 원하는 조건의 맞춤형 작품을 만들기 위한 도구로는 한계가 있다.
또 외부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게임 개발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미국의 그래픽툴 개발사 '유니티 테크놀로지스(유니티)'는 지난 12일(현지 시각 기준) 설치 횟수, 개발자가 선택한 요금제에 따른 요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다운로드 건당 적게는 1센트(13원)부터 많게는 20센트(267원)를 개발사에 부과하겠다는 게 변경된 요금제의 골자다.
개발자와 이용자가 이에 반발하자 유니티는 지난 18일 자사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지난 12일에 발표한 '런타임 가격 정책'으로 혼란과 불안을 야기해 죄송하다"며 "우리 팀 구성원, 커뮤니티, 고객, 그리고 파트너사의 의견을 듣고 대화를 나누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유니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매출 상위 1000개의 모바일 게임 중 70%는 유니티 엔진으로 만들어졌다. 또 PC·콘솔·모바일 플랫폼 게임 중 50% 이상이 유니티의 엔진으로 제작됐다. 자체 게임 엔진이 없는 회사는 게임 개발 시장을 강력하게 주도하고 있는 유니티로 인해 불이익을 입을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니티, 언리얼엔진은 프로그래머가 원하는 캐릭터 동작, 특수 효과 등을 구현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며 "게임 엔진이 미드웨어(중간 단계 도구)로서 꼭 필요한 만큼 게임 엔진 제작은 만들긴 어렵지만 해내기만 한다면 '만능툴'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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