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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남녀 누드모델 사이 비집고 들어가세요”…英서 반응 엇갈린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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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회고전 관람객이 입구에 마주 보고 서 있는 누드모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고 있다./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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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알몸의 남녀 모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 이색 전시회가 열려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각) BBC 등에 따르면 영국 왕립예술 아카데미는 이날부터 내년 1월1일까지 세르비아 출신의 공연 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회고전을 연다.

전시회장 입구에는 남녀 모델이 누드 상태로 마주 보고 있다. 전시회 방문객들은 전시회에 입장하기 위해 바짝 붙어 있는 두 남녀의 누드 모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왕립예술아카데미에 따르면 이들은 전시회에 있는 ‘살아있는 작품’ 중 일부다. 전시회 공지문에는 ‘살아있는 작품’은 “놀라우면서 동시에 끈끈한 관계를 보여준다”고 안내돼있다.

이 같은 행위 예술이 싫은 관객들은 다른 문을 이용할 수 있어 반드시 누드 모델 사이를 뚫고 입장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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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부터 내년 1월1일까지 영국 왕립예술 아카데미에서 열리는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회고전 입구에 누드모델 두명이 마주보고 서있다./영국 왕립예술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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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회를 두고 영국 내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가디언은 “생명력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타임스는 “무자비한 쇼”라고 비판했다.

공연 기획자는 기획 의도에 대해 “관객들이 두 명의 알몸 공연자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면서 도덕과 욕망 사이의 대결에 빠지는 것을 원했다”고 했다.

다만 실제 모델 사이를 통과할 때 기획 의도를 느끼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왔다. 텔레그래프 평론가는 “발가락을 밟지 않는데 몰두하게 될 뿐”이라고 말했고, 타임스 평론가도 “모델들의 발을 밟지 않거나 그들의 몸에 닿지 않도록 노력하는데 집중했다”고 했다.

아브라모비치 전시에서 누드 모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입장하는 행위 예술을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행위 예술은 1977년 아브라모비치와 당시 파트너였던 울레이에 의해 처음으로 기획됐다. 당시 두 사람은 미술관 출입구에 나란히 서서 방문객들이 그들 사이를 지나가게 했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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