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멈춤의 날' 교원부터 학부모·시민까지 울먹인 세종 교육공동체

지역 곳곳에서 추모 행사 및 집회

4일 오전 10시 세종시교육청에서 故 서이초 교사 추도 및 세종교육공동체 회복의 날 행사가 열렸다. 참석자들이 헌화하는 모습. 김미성 기자

"선생님 미안합니다. 학부모로서 정말 미안합니다. 일면식 없는 한 사람의 학부모지만, 선생님이 남몰래 겪었을 그 고통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너져 내립니다."

4일 오전 '故 서이초 교사 추도 및 세종교육공동체 회복의 날' 행사가 열린 세종시교육청 청사 1층.

서울 서이초 교사가 세상을 떠난 지 49일이 된 이날 행사에는 최교진 교육감을 비롯한 교육청 직원, 교직원, 학부모, 시민 등 교육공동체가 모였다.

추도식은 최교진 교육감의 분향과 헌화를 시작으로 전체 묵념과 참석자 헌화, 교육감 추도사 순으로 진행됐다.

검은 옷을 입고 순서대로 헌화하는 이들은 울컥한 듯 연신 눈물을 훔치거나 눈시울을 붉혔다. 몇몇 참석자는 울고 있는 이들의 손을 맞잡고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하기도 했다.

4일 오전 10시 세종시교육청에서 故 서이초 교사 추도 및 세종교육공동체 회복의 날 행사가 열렸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김미성 기자

먼저 추도사를 한 최교진 교육감은 "고(故) 서이초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미안함과 부끄러움과 책임을 통렬히 반성한다"며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남긴 정당하게 가르칠 권리, 제대로 배울 권리, 교육활동 보호라는 대명제의 해결을 위해 세종교육공동체가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발언에 나선 한솔중학교 이태우 교사는 "내가 마주한 교실에서 나는 보호받지 못했다. 수업 시간에 자는 아이를 깨우다가 변호사를 만나야 했고, 학교 폭력을 말리다가 아동학대로 신고당해야 했다"며 "교사의 교육과 생활지도는 민원에 취약한 구조였고, 이건 시스템적인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이 교사는 그러면서 "현재 많은 법이 점차 변화하기 시작했다. 국회에서 법을 만들고, 교육부에서 고시를 그리고 세종시에서 조례를 만들고 있다"며 "이러한 규정들이 잘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기를 바란다. 학생들이 건강한 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교육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의 교육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촌중학교 학부모 윤현희씨는 "학교는 안전한 교육 환경을 만들어 학생과 선생님을 보호하고, 선생님은 정당하게 가르치고 학생은 제대로 배울 수 있어야 한다"며 "또 학부모는 학교와 교사에 대한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내 아이를 넘어 우리의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 서로 협력하고 존중하는 학교 문화를 만들고자 더욱 노력하겠다고 선생님께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추도식 이후 세종의 시민단체와 교사, 교육청 직원 등으로 조직된 세종교육회의도 호소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공교육 멈춤(회복)의 날은 우리 교육 성찰의 날로 우리 모두가 동참하며 지지한다"며 "우리는 서로를 경청하고 존중하고 상호의 권리를 보장하며, 각자의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수행해 교육공동체를 회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전교사노조 측에서 게시한 현수막. 대전교사노조 제공

세종에서는 8개교, 충남에선 7개 학교가 임시휴업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충남과 대전에서도 추모 집회가 열린다.

충남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충남교육청 정문 앞에서 '공교육 멈춤의 날'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 추모제를 연다고 밝혔다. 홍성군 등 교장단협의회와 학교 운영위원 등도 이날 같은 시각 홍성군청 앞에서 추모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전에선 전교조 대전지부와 대전실천교육교사모임, 대전좋은교사운동이 오후 4시 30분부터 대전시교육청 옆 보라매공원에 모여 추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대전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오후 5시 30분쯤 교육청 내에서 추모식을 열 계획이며, 대전교사노조는 지역 내에 '공교육 정상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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