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앞 단식투쟁 천막에서 진행한 '런던협약·의정서 당사국 친서 발송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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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무당층 비율도 늘었다. 민주당 인사들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의미를 축소하면서도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27%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34%였다. 여야의 지지율은 최근 조사에서 늘 오차범위 이내에 있었지만 이번 조사에선 오차 범위 밖에서 국민의힘이 앞섰다.
민주당이 절대 강세인 호남에서 지지율이 일주일 전보다 8% 포인트 하락해 43%를 기록한 게 영향을 미쳤다. 같은 조사에서 호남 지역의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17%에 그쳤다. 윤 대통령의 직무 평가에 “잘하고 있다”는 답은 17%,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79%였다.
호남 지역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는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달리 말하면, 윤 대통령을 부정 평가하면서도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다른 지역에 비해 그만큼 많은 것이다.
그 결과 호남 지역 무당층 비율은 35%였다. 전국에서 가장 높다.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다른 지역보다 높다는 평가를 받는 호남에서 무당층 비율이 가장 높은 건 이례적이다.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지난 8월 둘째주 조사 때도 호남의 무당층은 34%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소금을 먹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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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호남 지역 국회의원은 “정치에 대한 관심이 식은 게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 아니겠느냐”고 했다.
민주당에 실망한 원인을 묻는 질문에는 친명(친이재명)이냐 아니냐에 따라서 답이 극명하게 갈렸다. 비명계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국민이 전체의 80~90%에 달하는데도 민주당이 국민 신뢰를 못 얻고 있다”며 “결국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 문제이고 당대표 본인의 사법 리스크가 당 발목을 잡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반면 친명계 의원은 “당의 몇몇 사람이 연일 ‘이재명 사퇴’를 주장하고 언론이 그걸 주요하게 보도한다”며 “민주당 지지자였던 사람 입장에서 보면 늘 당이 분열되고 싸우는 것 같은 모습만 보이는데 계속 지지하고 싶겠느냐”고 했다. 이른바 ‘원팀’을 이루지 못하고 당 분열을 일으키는 비명계가 문제라는 것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지지율 원인 분석에 대한 입장이 너무 극명히 달라 타협의 여지조차 없다. 답답한 상황”이라고 했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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