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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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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외상' 수술할 의사 없어…6년간 196명 '응급실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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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외과 전문의 36개 병원 46명, 신규 배출 태부족
최소 200명 필요한데, 열악한 근무환경에 지원 꺼려
최근 불가항력 사고 국가 보상 발의 등 지원책 필요

머니투데이

196명. 5년간 외상으로 응급실을 찾았지만 결국 사망한 어린이들의 숫자다. 24시간 이내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제때 수술해줄 의사가 없었다. 중증 소아 외상 환자를 전문적으로 보는 소아외과 전문의는 전국 36개 병원에 46명밖에 없다. 소아외과 전문의는 2021년 신규 배출 인원이 아예 없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작년과 올해 합격자 수가 각 3명을 기록하며 회복하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금보다 소아외과 전문의 수가 최소 4배는 늘어야 한다는 연구가 있는 만큼 태부족 상황인 건 여전하다.

23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중앙의료원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응급실을 찾은 1~9세 소아 외상 환자 중에서 24명이 최종적으로 사망했다. 응급실을 방문해 진료받다가 혹은 입원 이후에 사망한 것이다.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약 5년 동안 이렇게 사망한 1~9세 어린이가 19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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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급성 중증'으로 입원한 1~9세 어린이 21명이 사망했다.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164명이 죽었다. '급성 중증 외상'이란 교통사고나 추락과 같은 요인으로 신체에 손상이 발생해 24시간 이내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의식 상태나 혈압·호흡 등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심각하게 다친 경우를 말한다.

소아 외상 환자의 주요 사망 요인은 △응급실 골든타임 놓치거나 △수술할 의사가 없어서이다.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외상등록체계'에 따르면 소아 중증 외상 환자 4명 중 1명만 골든타임 내 응급실로 이송된다.

'소아외과 전문의'는 전국 36개 병원에 46명밖에 없다. 소아외과 전문의는 소아와 청소년의 수술을 전문적으로 시행하는 외과 의사다. 주로 대형병원에서 선천성 기형의 신생아 수술을 맡거나, 소아 종양 제거 등을 담당한다. 사고로 중상을 입은 소아의 외상 수술도 이들의 전문 영역이다.

그러나 수가 너무 적어 이들은 실질적으로 소아 외상 환자의 수술을 담당하지 못한다. 서정민 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소아외과 전문의가 외상까지 커버할 능력이 안 된다. 전국의 46명을 여러 병원으로 나눠봤자 몇 명 안 된다"며 "권역외상센터 등에 소아만을 전문으로 보는 소아외과 전문의를 둘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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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소아외과 세부 전문의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0명'이었다. 응시한 사람이 없으니 배출한 합격자 수도 0명이었다. 충격적인 결과에 당시 대한외과학회가 직접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본지 취재 결과 2022년과 2023년의 소아외과 분과 전문의 합격자 수는 각각 3명으로 예년 수준으로 회복했다. 서 교수는 "작년과 올해 3명·3명씩 나왔으니 망하지는 않고, 일단 명맥은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소아 환자 수술을 커버하려면 소아외과 전문의가 최소 200명은 필요하다는 연구도 있다.(2021년 대한의학회지 논문) 소아외과 전문의 지원이 부족한 이유로는 △소송 부담 △낮은 수가 △열악한 근무 환경 △개원의 어려움 등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소아외과 전문의 A씨는 "어떤 대학병원에 소아외과 교수가 1명 있는데 언제 올지도 모르는 소아 환자를 위해 365일 상시 대기 상태로 있어야 한다"며 "하루는 그 선생님이 등산이 너무 가고 싶어 일요일에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1년 내내 없던 소아 중증 환자가 하필 그날 실려와서 뛰어내리듯 하산한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제기된다. 신현영 의원은 불가항력적인 소아 의료사고의 보상 재원을 100% 국가가 책임지는 법안을 최근 발의했다.

신 의원은 "소아외과는 아이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진료과목이지만 필수의료 중에서 가장 열악하고, 가장 참혹한 의료 현실을 보여주는 분야이기도 하다"며 "저출생 시대, 100% 국가가 지원하는 강력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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