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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시지프스 되겠다’는 이재명, 밖에선 검찰소환 안에선 사퇴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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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네 번째 검찰 소환 조사
9월 중 영장 청구 가능성도
일각선 지속적 사퇴 요구
다만 “때가 아니다” 일축


매일경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특혜개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치고 1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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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어진 세상을 바로 펴는 것이 이번 생의 소명이라 믿습니다. 어떤 고난에도 굽힘 없이 소명을 다할 것입니다. 기꺼이 시지프스가 되겠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네 번째 검찰 소환 조사에 출석하던 17일 ‘시지프스(Sisyphus, 시시포스)’를 소환했다. 시시포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신을 기만해 지옥에서 바위를 산 위로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았다.

시시포스가 바위를 산 꼭대기에 올리면 바위는 다시 아래로 굴러떨어져 올리는 일을 반복해야 했다. 이 대표는 대선 이후 검찰이 반복적으로 출석 요구를 되풀이하자 자신의 처지를 시시포스의 형벌에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총선을 승리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에 ‘사퇴 요구’를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어 안팎으로 시달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 이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소환했다. 앞서 성남FC 의혹과 위례·대장동 의혹으로 세 차례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 대표는 출석하기 전 포토라인에 서서 “저를 희생제물 삼아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정치실패를 감춰보겠다는 것 아니겠냐”며 “아무리 이재명을 소환해도 무능과 실정을 가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속 영장을 청구한다면 제 발로 출석해 심사받겠다”며 “회기 중 영장청구로 분열과 갈등을 노리는 정치꼼수는 포기하라. 비회기에 청구하라”고 덧붙였다.

검찰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에 속도를 붙이면서 조만간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화영 전 부지사가 재판 중인 대북송금 의혹과 묶어 9월에 영장 청구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SBS 라디오에서 “검찰이 정기국회 때 영장청구를 하기 위한 지연전략”이라며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자신이 없으니까 회기 중에 영장청구를 해서 민주당의 내부분열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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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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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정기국회 회기 중 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커짐과 동시에 이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도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내년 총선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의원총회에서 설훈 의원은 “지금 윤석열 정부가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음에도 지지율도 오르지 않고, 제대로 싸우지도 못한다”며 “당 대표, 최고위원뿐 아니라 책임 있는 모든 사람이 내려놓고 이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가 “오히려 민주당이 민주정당이라는 방증”이라며 “여당에서는 (김기현) 당 대표 사퇴하라는 이야기를 (앞에서) 할 수 있냐. 못하고 있다”고 호의적으로 평가했다.

한 민주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매경닷컴과 만나 “앞에서 그러니까 얼마나 솔직하냐”며 “의원총회 하면 제일 앞에 이 대표가 앉아 있는데 바로 앞에서 ‘지금 빨리 사퇴하지 않고 뭐하냐’고 한다. 민주당의 매력이자 장점”이라고 했다.

다만 이 대표 사퇴 요구는 ‘극히 일부 주장’이다. 아직 이 대표의 거취를 언급하기에는 때가 아니고, 대안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은 “당이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며 “아직 이 대표에 대한 대안이 없다. 지금은 대여 투쟁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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