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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군함 대피시키고, 공장 문 닫고…태풍 ‘카눈’에 철강·조선업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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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상 중인 제6호 태풍 ‘카눈’의 피해를 막기 위해 산업계가 긴급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특히 조선소와 제철소 등은 바다와 인접해 있고, 철제 구조물이 많은 사업장엔 비상이 걸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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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서 9일 오전 삼성중공업 직원이 거제조선소 안벽에 계류된 선박을 밧줄로 단단히 고정하고 있다. 사진 삼성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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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총 4단계의 태풍 위험등급 중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를 발령하고 태풍 비상대책위원회와 상황실 운영에 들어갔다. 또 울산 조선소 내 위험 물질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군함 2척 등 선박 총 7척을 피항 조치했다. 건조 중인 선박 13척에 대해서는 계류 로프를 보강했다.

HD현대중공업의 지주사인 HD현대 권오갑 회장과 정기선 사장 등 경영진도 조선소를 찾아 안전 현황을 점검했다. 휴가 중인 한영석 HD현대중공업 부회장과 이상균 사장도 7일 비상대책회의를 여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중공업은 거제 조선소에 계류 중인 선박의 고정 로프를 보강하고, 예인선 13척을 비상 대기시킨 상태다. 태풍 영향권에 들어가게 될 경우 해당 지역의 출입·통행을 금지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태풍 방재 종합상황실을 24시간 가동하고 전 직원 비상연락망을 가동할 예정이다. 일부 선박들은 이미 서해와 동해로 피항 조치했고, 옥외 작업과 크레인 작업도 중단했다. 이 밖에 외부에 노출된 각종 장비를 포박하고, 배수구와 배수로 점검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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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포항제철소 정문에 설치된 슬라이딩 차수문. 사진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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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업계도 단단한 채비에 나섰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 공장 가동 중단 등 큰 피해를 보았던 포스코는 이후에 개선된 ‘자연재난 대응 매뉴얼’에 따라 철저한 대비 중이다. 포스코는 태풍 카눈의 한반도 상륙 시기에 맞춰 사내 메신저를 실시간 가동할 예정이다. 태풍 정보와 대응 현황, 피해 상황 등을 즉각 전달받기 위해서다.

포항제철소에는 2m 높이의 차수벽과 추가 배수로를 설치했다. 공장과 지하 시설물 등 저지대 침수 취약지에는 1m 높이의 차수판도 추가로 세웠다. 광양제철소에도 핵심 설비에 차수벽과 차수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포항 공장 침수 피해를 입은 현대제철 역시 만반의 준비 중이다. 비상상황실 운영 등 전 사업장별 비상 대응 체계를 마련했다. 각종 시설물·배수로 점검과 수중펌프·모래주머니 설치도 마쳤다. 동국제강 역시 태풍 발생 기간 사업장별로 비상대응조직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강풍에 대비해 전국 사업장을 사전 점검했다. 특히 유사 시 반도체 공장 전력 공급이 끊어져도 생산라인에 설비와 장비를 계속 가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비상전원공급장치(UPS)를 점검했다. LG전자는 최소한의 대기 인원을 제외하고 10일 하루 경남 창원사업장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사무직 직원의 경우 재택근무를 실시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주 하계 휴가 기간으로 생산 물량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는 공정 가동에 필요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스팀(증기)을 여유용량으로 미리 확보해뒀다. 특히 8일부터 태풍에 대비해 원유선과 제품 운반선의 접안을 모두 멈춘 상태다. LG화학 역시 정전에 대비해 비상 조명 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전남 여수산단 내 현장 비상 대응 매뉴얼을 구축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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