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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세계 속의 북한

눈밭 위 북한군, 드론 피할 곳 없었다…“전투 중 수백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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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7일 공개된 사진에서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사들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눈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용 드론을 피해 황급히 도망치고 있다. [사진 키이우포스트]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전투를 벌이다 숨지거나 다친 북한군이 수백 명에 이른다는 외신 보도가 17일(현지시간) 잇따라 나왔다. 전날 미국 당국자들은 수십 명의 북한군 사상자가 확인됐다고 처음 공식 확인했지만,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더 늘어났을 수 있단 의미다.

로이터·AFP통신 등은 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군이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전투 중 수백 명의 사상자를 냈다”며 “사상자는 전투에 참여해 본 적 없는 경험이 부족한 병력이며, 하급자부터 상급자까지 모든 계급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이 러시아군 대신 ‘총알받이’로 희생될 것이란 전문가들 예측이 현실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추정하는 러시아 파병 북한군 규모는 8000~1만2000명으로, 대부분 쿠르스크에 배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쿠르스크 최전선에 14~16일 사흘 연속 북한군을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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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스크 지역에서 드론에 포착된 북한 병사로 추정되는 인물의 모습. [사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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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병사들은 특히 원거리에서 조종하는 우크라이나군의 ‘1인칭 시점 드론’(FPV)에 취약했다. 우크라이나 제8특수작전연대(CCO)는 FPV가 북한군과 장갑차 등을 공격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 중엔 북한군이 쫓아오는 드론에 조준 당하자 겁에 질린 표정으로 멍하니 드론을 쳐다보는 장면도 있었다. 이와 관련, 한 우크라이나 부사관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그들은 마치 좀비처럼 우리 기지로 다가왔다.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무모했다”며 “북한군이 FPV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다. 우크라이나군이 쏜 집속탄이 폭발하면서 북한군이 대량으로 숨지거나 다치는 영상도 있었다.

러시아가 북한군에 공격용 드론의 위험성과 대처 방식에 대해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가 인터뷰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드론 공격을 피하려 소규모로 흩어져 나무에 붙어 이동하는 반면 북한군은 엄폐물이 없는 개활지에서 40~50명씩 대규모로 움직이는 등 드론 공격에 대비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100여명의 북한군 부상병들이 쿠르스크 내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이란 현지 보도도 나왔다. 해당 매체가 공개한 영상에선 동아시아계 남성들이 발을 절뚝이거나 팔에 깁스를 한 채 줄지어 이동했다. 다인실 병실의 침대에 누워있거나 휴식을 취하는 사진도 공개됐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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