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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이란 돈 70조 '먹튀'한 아사드 정권, 러엔 3500억 현금뭉치 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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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6일(현지시간)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전 대통령의 사진이 붙은 광고판에 총알 구멍이 나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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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로 500억 달러(71조원)를 떼일 위기에 처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아사드 정권이 앞서 러시아에 수천억원 현금뭉치를 실어나른 기록이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의 일요판인 선데이타임스는 이란 정부 문서를 입수해 시리아가 석유와 군수품 등으로 이란에 갚아야 할 채무가 500억 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아사르 정권의 몰락으로 이란이 시리아에 빌려준 500억 달러도 잃게 됐다는 지적이다. 아사드 정권의 잔인한 탄압을 도운 이란에 대한 시리아 국민의 정서도 좋지 않고 경제도 붕괴해 시리아가 이란에 부채를 상환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서다.

이란 야당 단체 연합체의 대변인도 “지난 10년간 아사드 정권에 500억 달러 넘게 제공했지만 모든 것이 사라졌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한 이란 퇴역 군인은 “왜 이란 국민의 석유 수입 수십억 달러를 아사드에게 마지막까지 썼나”라는 글을 온라인에 올렸다. 알리 안사리 세인트앤드루스대 이란연구소 소장은 “이란이 시리아에 개입했어야 했는지를 두고 이란에서 큰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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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한 여성이 시장에서 시리아 지폐를 세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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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사드 정권이 중앙은행을 통해 2018∼2019년 2억5000만 달러(3500억원)에 달하는 현금뭉치를 모스크바의 브누코보 공항으로 실어나르고 러시아 은행에 입금한 기록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100달러, 500유로 짜리 지폐로 보낸 이 현금은 무게만 2t에 달했다고 한다.

현금 공수는 아사드 정권이 러시아 군사 지원에 의존하고, 일가친척 재산을 러시아로 빼돌리던 와중에 이뤄졌다. FT는 “러시아가 아사드의 (반군과의) 전쟁을 지원하고 러시아 기업들이 시리아의 인산염 공급망에 참여하면서 러시아와 시리아의 관계는 극적으로 깊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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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바샤르 알 아사드 당시 시리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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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드 일가의 해외 은닉 재산을 찾아 시리아 국민에게 돌려주려는 국제사회의 추적이 시작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사드 일가가 국영 기업 독점, 마약 밀매로 자금을 축적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빼돌린 재산이 최대 120억 달러(17조원), 최소 10억 달러(1조4000억원)로 추정된다는 미 국무부 2022년 보고서를 인용했다.

아사드 일가는 러시아, 두바이, 프랑스 등에 부동산 등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 범죄에 맞서는 변호사 단체 소속 토비 캐드먼은 “아사드 일가는 금융 범죄에도 전문가들이었다”고 말했다. 아사드의 부인인 영국 태생 아스마는 투자은행인 JP모건 출신이다.

아사드 일가의 재산을 제재해온 백악관 전 당국자 앤드루 타블러는 “그들은 망명을 위해 잘 준비돼 있었고, 돈을 세탁할 시간이 많았다”며 “국제적으로 추적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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