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종가 기준 달러인덱스는 99.94로 4거래일 연속 100 이하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수치화한 것인데, 100보다 낮으면 달러 가치가 6개국 통화보다 떨어진다는 의미다.
김영희 디자이너 |
달러인덱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던 지난해 4월 이후 줄곧 100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10월에는 달러인덱스가 110을 넘기도 했다.
달러 가치 하락이 두드러지면서 반대로 원화 가치는 오름세다. 1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달러 대비 원화 값은 1265.6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5.2원 내렸지만(환율은 상승) 지난 11일부터 7거래일 연속 12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달러와 비교한 원화 가치는 올해 5월까지만 해도 1300원 중반 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달러 약세 기조는 미국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던 문제가 해결될 조짐을 보이면서 나타났다. 우선 고공비행하던 물가는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전년 동월비) 상승에 그치면서,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1년 3월(2.6%)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달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도 1년 전과 비교해 0.1% 상승하며, 2020년 8월 이후 최소 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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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등 경기 상황은 여전히 탄탄한 모습이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내에 경기 침체가 올 확률을 기존 25%에서 20%로 낮췄다. 월스트리트저널도 향후 12개월 안에 경기 침체가 시작할 확률을 기존 61%에서 최근 54%로 떨어뜨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유명 금융사들은 경기 침체 시점을 올해에서 내년 초로 바꿨다. 사실상 올해 안 경기 침체 가능성이 낮다고 본 것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 가능성을 예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긴축 조기 종료 가능성도 달러 가치 하락을 불렀다. 원래 Fed 주요 인사들은 올해 2차례 이상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1차례 추가 인상 후 기준금리 동결을 바라는 분위기가 대세가 됐다. 실제 미국 국채 10년 물 수익률은 추가 긴축 우려에 한때 4%를 넘기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3.7%대로 다시 낮아졌다.
미국 경제가 ‘골디락스(고물가 없는 경제 성장)’ 분위기를 보이자, 위험 선호 현상이 커졌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HSBC는 전날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에 달러화 약세의 씨가 뿌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모건스탠리의 통화 담당 전략가들도 달러 포지션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약달러’ 기조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우선 국제유가 하락에 기댄 CPI 완화 추세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지 확신할 수 없다. 또 Fed가 완전한 물가 상승세 하락을 위해 높은 금리 수준을 긴 시간 이어가면 경기 침체가 올 가능성도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최근 중국 성장부진 소식은 약달러 압력을 상쇄할 것”이라고 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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