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4일 제주 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 열린 ‘경영토크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대한상공회의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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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미·중 갈등에서 비롯된 지정학적 위기 돌파구로 유럽연합(EU)과 같은 ‘제4의 경제 블록’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14일 제주 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제46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 ‘경영토크쇼’에서 “우리가 속한 시장을 다른 시장과 합쳐서 경제(이코노미) 블록을 크게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은 미국과 중국이 어떤 룰을 강요하면 우리는 저항할 수단이 없고, 이를 지정학적 위기라고 하는데 이를 방어하려면 규모를 그들 만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블록 형성 측면에서 북한과 통행 자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우리가 원하는 게 북한과 경제적 통일은 아닐 것이다. 1단계 ‘트랜스 패싱’(상호 통행)만 가능해져도 한쪽이 막혀 있는 섬나라를 탈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육상으로 유럽까지 갈 수 있다. 물류만 해도 하나의 성장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여기에 일본까지 하나로 묶으면 EU보다 규모가 커질 것이다. 일본도 이제 이 위기에서 나 혼자 사는 게 현명한 게 아니라고 느낄 것”이라며 “EU가 20여 년이 되면서 상당히 많은 시너지가 나는데 우리도 그 형태로 가야 한다. 제4의 경제 블록을 만든다는 것은 패러다임 전환 정도가 아니라 솔루션을 한 번에 만드는 것이 된다”고 말했다.
패러다임 대전환의 시대 ‘멀티 최고경영자(CEO) 리더십’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왜 CEO는 한명이냐. 멀티가 차라리 낫다”며 “내가 잘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인공지능(AI)이든, MZ 세대든 잘 아는 사람을 데려와 CEO를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저도 회장을 바꿔야 하는 문제가 있고, 사장을 여럿 두어야 하는 문제도 있다”며 “내부(SK)에도 C팀이라고 불리는 팀이 있다. CEO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C 레벨 임원이 한팀이 돼 경영하는 방법론을 채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도 늙어서 이제 변화, 새로운 것에 적응이 안 된다. 내가 왜 이걸 다 알아야 하나, 아는 사람 시키면 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든다”며 “내가 다 배워서 문제를 해결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강연에 참석한 기업인들에게는 “아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보다 내가 안전하게 은퇴할 수 있는 회사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주주로서의 이익을 물려주는 게 더 자유로울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제주=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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