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내린 비로 천장에 비가 새 잠 설치기도
"강하고 많은 비에 이웃 주민들 걱정도 됐다"
[서울=뉴시스] 박광온 기자 = 밤사이 강하고 많은 장맛비가 내린 5일 오전 9시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에서 만난 주민 손문근(65)씨가 천장에서 비가 샜다고 말했다. 사진은 손씨의 집 천장. 2023.07.05 lighto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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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여기 천장에서 막 비가 새더라고…밤새 한숨도 못 잤어요."
밤사이 강하고 많은 장맛비가 내린 5일 오전 9시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에서 만난 주민 손문근(65)씨는 천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손씨는 1평 남짓한 방 천장에서 새는 비를 막느라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고 했다. 눈은 붉게 충혈돼 피곤함이 묻어나왔고, 옷도 제대로 갈아입지 못한 상태였다.
손씨는 "작년에도 비가 많이 와서 고생을 했는데, 올해만큼은 무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취재진이 찾은 쪽방촌 곳곳에는 밤새 내린 비로 퀴퀴한 냄새가 흘러나왔고, 서로의 안부를 걱정하는 이들의 한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쪽방촌 골목 어귀에서 만난 70대 김모씨와 유모씨는 서로를 쳐다보며 "밤새 아무 일도 없었냐. 살아서 보니 좋네"라고 인사했다.
이들은 "비가 어찌나 세게 오고 바람도 강하게 불던지, 나도 걱정됐지만 이웃 주민들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 아닌지 걱정이 됐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박광온 기자 = 밤사이 강하고 많은 장맛비가 내린 5일 오전 9시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에서 만난 주민 손문근(65)씨가 복도 곳곳에도 비가 샜다고 말했다. 사진은 손씨의 방 옆 복도. 2023.07.05 lighto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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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에 내린 기록적 폭우가 다시 재현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에 밤새 잠 못 이룬 이들도 있었다.
쪽방촌 주민 류시현(67)씨는 "작년 8월에 비가 폭포처럼 쏟아져서 집이 물바다가 됐었다"면서 "당시 순식간에 불어난 비로 하릴없었던 내 모습이 너무 처량했는데, 올해도 그런 일이 또 벌어지는 게 아닌지 걱정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80대 박모씨도 "비가 조금만 세게 와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다"며 "여기를 벗어나고 싶지만 돈도 없고 갈 데도 없다. 가난이 죄지"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 사이 서울에 약 80㎜의 강하고 많은 비가 내렸고, 한때 호우주의보가 발효되기도 했다.
서울시소방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기준 호우 피해로 인한 안전조치 건은 총 20건이다. 이중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담벼락이 무너지는 등의 안전조치 건수는 6건이다.
특히 전날 오후 7시30분께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에서 도로 축대가 유실돼 2시간30분 만에 안전조치가 완료되기도 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밤새 강하고 많은 장맛비가 내린 전국에 호우 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은 지난 4일 경기소방이 평택시에서 발생한 집중호우 나무쓰러짐 사고를 조치하고 있는 모습.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2023.07.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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