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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가계대출 꿈틀?’ 은행 대출 19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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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은행 가계대출 4.2조 늘어

시중금리 하락·주담대 수요 증가에 가계대출 증가세

세계비즈

게티이미지뱅크


5월 은행 가계대출이 1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 확대된 데다 계절적 요인으로 기타대출도 감소 폭이 줄었다. 금리정점론과 맞물려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가계대출이 재차 증가세로 돌아서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3년 5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은 1056조4000억원으로 한 달 새 4조2000억원 증가했다. 월간 증가 폭은 2021년 10월(5조 2000억원) 이후 월별 기준 가장 컸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구입자금 수요 지속, 전세자금대출 둔화세 약화 등으로 4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월 증가 폭(2조 8000억원) 대비 1조5000억원이나 많은 규모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 2~3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증가분이 5월 주담대 수요로 이어졌다”면서 “또 전세의 월세전환이 다소 완화되면서 전세자금대출의 감소세는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도 감소세가 둔화하며 보합 수준을 보였다. 여행 및 가정의 달 소비 등과 관련된 자금수요가 확대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같은 날 금융위원회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2조8000억원 늘었다.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8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었는데 두 달 연속 증가 흐름이 이어진 것이다.

가계대출 증가는 시중금리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과도 연관 깊다. 이미 시장에선 한은의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두고 금리가 어느 정도 정점을 찍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은행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10월 연 4.82%를 기록한 이래 6개월 연속 하락하며 지난 4월엔 연 4.24%까지 떨어졌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12월 연 7.97%로 단기 고점을 찍은 후 올해 4월엔 연 6.30%까지 하락했다. 4개월 새 1.67%포인트나 내린 것이다.

대출금리 인하는 돈을 빌리려는 이들에겐 반길 일이지만, 안정세를 보이던 가계대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은 불안 요인이다. 금융권의 연체율 증가, 경제성장률 둔화 등과 맞물려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가계부채가 적절한 수준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세심한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다소 안정됨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세 지속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가계부채 규모를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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