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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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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장판 치우자 나온 건…韓 30세 여성 졸업작품, 칸 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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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황혜인 감독(오른쪽)은 25일(현지시간) 오후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라 시네프’(시네파운데이션) 부문 시상식에서 단편 '홀'로 2등상을 받았다. 사진 칸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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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국제영화제 학생 영화 부문에서 황혜인(30) 감독의 단편 ‘홀’이 2등 상을 받았다.

황 감독은 25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칸 부뉴엘 극장에서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라 시네프’(시네파운데이션) 부문 시상식에서 2등 수상자로 호명됐다. 라 시네프는 전 세계 영화학교 학생들의 단편을 선보이는 부문으로, 3등까지 상을 수여한다.

한국 영화가 이 부문에서 상을 받은 건 2021년 윤대원 감독의 ‘매미’가 2등 상을 탄 이후 2년 만이다. 올해는 각국에서 출품된 2000여편 가운데 황 감독의 ‘홀’과 서정미(28) 감독의 ‘이씨 가문의 형제들’ 등 한국 작품 2편이 나란히 초청작 16편에 포함돼 수상을 겨뤘다. 1·3등은 각각 덴마크·모로코 감독의 작품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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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회 칸국제영화제 '라 시네프' 부문에서 2등 상을 받은 황혜인 감독의 단편 '홀'은 불안감에 휩싸인 신입 사회복지사가 점검차 방문한 남매의 집에서 커다란 구멍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스릴러다. 사진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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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감독이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졸업 작품으로 만든 ‘홀’은 신입 사회복지사가 점검차 방문한 남매의 집에서 커다란 맨홀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24분짜리 스릴러. 버려진 듯 보였던 재개발 구역의 아파트에서 아이들이 튀어나오고, 한국 주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란 장판을 걷어내는 순간 거대한 맨홀이 나타나는 등 예측 밖의 일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기묘한 공포를 자아내는 작품이다.

황 감독은 앞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긴장과 불안을 가득 안고 있는 신입사원이 어떤 집에 방문하는 장면에서 시작해, 가장 말도 안 되는 일이 계속해서 벌어지도록 비틀어가면서 써내려간 이야기”라며 “거창한 의도가 있었다기보다는 짧은 순간 안에 불안감과 거북함을 주는 공포 스릴러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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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인 감독의 단편 '홀' 포스터. 사진 황혜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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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시네프 부문의 아티스틱 디렉터 디미트라 카르야는 ‘홀’에 대해 “매우 잘 연출되고 절제된, 설득력 있는 스릴러”라며 “미국의 호러·공상과학 소설가 H.P. 러브크래프트의 기묘하고 무서운 분위기가 떠오른다”고 평했다.

황 감독에게는 2등 상금 1만1250유로(약 1600만원)도 수여된다. ‘홀’은 라 시네프 수상작 자격으로 내달 파리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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