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항구에서 수출용 곡물을 싣고 출발한 벨리즈 국적의 화물선이 14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이스탄불 인근 바다에서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스탄불/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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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위한 흑해 곡물 협정 종료 시한이 18일(현지시각)로 다가온 가운데 곡물 선적 작업이 16일 이후 중단된다.
유엔은 우크라이나 곡물 협정을 관리하는 ‘공동조정센터’가 지난 4일 이후 곡물 수송을 허가한 선박이 한 척도 없으며 16일 두 척이 우크라이나 항구를 마지막으로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15일 보도했다. 현재 흑해에는 우크라이나 항구를 출발한 곡물 수송선 두 척이 튀르키예(터키)쪽으로 항해하고 있고, 8척이 흑해를 빠져나가기 위한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12척이 모두 흑해를 빠져나가면 곡물 수송 중단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곡물 협정이 연장되더라도, 우크라이나 항구의 곡물 선적 작업이 재개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곡물을 수송하려는 선박은 먼저 공동조정센터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흑해로 진입하기 전에 무기 등 다른 물품이 있는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곡물을 실고 흑해를 빠져나갈 때도 다시 조사가 이뤄진다.
러시아산 비료 수출 재개 문제가 부각되면서 곡물 협정 연장 전망도 불투명하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 업무 담당 사무차장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 비료 수출 문제가 협상의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흑해 곡물 협정은 (비료의 원료인) 암모니아 수출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흑해 협정을 통해 수출되는 식량과 러시아산 식량·비료는 전세계 차원의 식량 안보에 중요하게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엔은 흑해 곡물 협정을 체결하면서 러시아산 곡물·비료 수출의 걸림돌 제거를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자국 비료 수출에 필요한 암모니아 수송관의 우크라이나 구간 재가동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러시아농업은행의 국제 은행 결제망 재연결, 러시아 농업·비료 관련 기업들의 해외 자산 동결 해제 등도 요구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리피스 사무차장은 “흑해 곡물 협정 연장은 아주 중요하다”며 “세계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만큼 (관련 당사국에) 그들의 책임을 다하도록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이번 주중에 협정 연장을 논의할 회의를 열 계획이 없다며 협정 연장과 관련해 서로 모순된 정보들을 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난해 7월 22일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중단된 흑해 곡물 수출 재개 협정에 합의했다. 이 협정은 지난해 11월 17일 120일 기한으로 연장됐고, 지난 3월 18일 재연장됐다. 러시아는 재연장에 합의하면서 5월18일까지 자국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협정을 연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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