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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통신One] 향후 우리에게 네덜란드란…주네덜란드 韓대사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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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韓·네덜란드, 외침 받았지만 첨단산업 이끄는 강소국이라는 공통점

韓 기업의 원전 사업 참여 및 네덜란드의 韓 투자 이끌어내는 것 절실

뉴스1

정연두 주 네덜란드 한국 대사와 전 국가대표 축구감독 히딩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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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트호번=뉴스1) 차현정 통신원 = 네덜란드를 떠올리면 하멜 표류기, 전 축구감독 히딩크, 풍차와 튤립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두 나라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이상으로 중요한 관계를 맺고 있고 역동적이며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1961년 수교를 시작으로 두 나라는 지난해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고위급 교류 활성화를 통해 다양한 분야 협력을 심화하기로 합의했다.

최근에는 지난 3월 네덜란드 통상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우리나라 2030 부산 세계엑스포 개최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등 우리나라와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두 나라의 오늘과 내일을 주 네덜란드 대한민국 대사관의 정연두 대사와의 인터뷰로 들어본다.

-한국과 네덜란드가 수교 60년을 넘겼다. 양국의 관계는 어떻게 발전되어 왔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가.

▶한국과 네덜란드는 최근 들어 양국 관계의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표현하고 싶다. 무엇보다 한국과 네덜란드는 세계적인 무역 강국이다. 네덜란드는 기업ASML로 대표되는 반도체 생산장비 강국으로서 반도체 제조 강국인 우리나라와 '경쟁'이 아닌 '상호보완적' 협력을 하는 관계로, 양국은 서로에게 특별한 중요성을 갖는 관계를 맺고 있다.

-네덜란드는 6·25 참전 16개국의 일원으로, 한국의 전통적인 우방국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네덜란드 현지에서의 반응은 어떤가.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참전 용사 2명의 유해가 고인들의 뜻에 따라 대한민국 땅에 묻혔다.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의 참전 용사들과 그 가족들을 대하셨던 감정이 궁금하다.

▶우리 대사관은 국가보훈처와 협력해 유엔군으로 6·25 전쟁에 참전하신 네덜란드 참전용사를 기리며 감사와 예우를 다해오고 있다. 수교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잘 알지도 못하는 먼 나라인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목숨 바쳐 수호한 참전용사의 희생을 기억하는 일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특히 우리 대사관이 매년 참전용사 및 유가족을 대상으로 개최하는 평화의 사도 메달 수여식에서 참전용사 여러분과 유족들이 메달을 받으며 눈물을 흘릴 때는 우리 양국이 역사를 공유하는 아주 가깝고 긴밀한 관계임을 느끼곤 한다.

-한국과 네덜란드는 지정학적으로 여러 나라에 둘러싸여 때론 외침을 받기도 했지만, 첨단산업의 발전과 녹색 성장에 앞서는 강소국이라는 점 등 공통점이 많다. 양국의 우호관계를 위해 노력할 점과 주력해야 할 발전 분야에는 어떤 것들이 있다고 보는가.

▶첨단·미래 산업 분야에서 상호 보완적인 역할 분담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산업에서 네덜란드의 첨단장비 생산과 한국의 고성능 반도체 칩 생산, 수소 경제에서 네덜란드의 그린 수소 생산과 한국의 연료전지 기술, 기후변화 대응에서 감축 기술과 기후적응 등이 양국 협력을 통해 높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최근 네덜란드에 가장 길게 근무한 대사로 알고 있고, 이제 이임을 앞두고 있다.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었으며 기억나는 성과는 어떤 것이 있는가.

▶네덜란드의 경제적 역량과 우리나라와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 안타까웠다.

대사로 부임해 네덜란드 내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이를 통해 양국 국민들 간의 상호 인식을 높이는 데 전념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먼저 올해 2월 박진 외교장관이 네덜란드를 방문해 네덜란드의 외교· 국방장관과 함께 '인공지능의 책임있는 군사적 활용에 관한 고위급 회의(REAIM)'를 공동개최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이준 열사를 비롯한 세 분의 특사들이 1907년 만국평화회의에 입장해보지도 못하고 돌아서야 했던 바로 그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우리나라가 당당히 80개국에서 2000명 이상이 모인 국제회의를 네덜란드와 함께 주최했다는 사실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슴 뜨거워지는 기억이다.

약 3년 반의 임기 동안 양국 간 경제교류 활동이 크게 신장됐다는 점도 보람으로 남는다. 부임하던 2019년 양국 교역액은 80억 달러 수준이었는데, 2022년에는 160억 달러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ASML 등 주요 반도체 기업 CEO를 직접 만나 협력을 강화했고, 한국 브랜드에 대한 네덜란드인들의 관심을 증진시키기 위한 홍보도 노력했다. 기아 자동차는 27년간 승용차 판매량 1위를 지켜온 폭스바겐을 제치고 지난해 네덜란드 승용차 판매량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아쉬웠던 점이나 후임 대사가 반드시 해내면 좋겠다 하는 숙원 사업이 있다면 무엇인가.

▶건설 예정인 신규 원전 2기 사업에 우리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큰 성과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반도체 공급 인프라가 한국 내에 충분히 안정적으로 구축될 수 있도록 네덜란드 장비업체들의 한국 투자를 더 많이 이끌어 내는 것도 절실하다.

문화 분야에서는 주요 미술관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 설치와 문화재 환수사업이 이뤄졌으면 한다.

-한국에 관심이 많고 한글을 배우는 네덜란드 젊은이들이 한국으로 취업, 교육을 이어나가려면 우리 한국의 기업들이나 학교는 어떤 점을 더욱 보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대사관에서는 네덜란드 젊은이들이 한국 문화에서 비롯된 관심을 확장시켜 한국을 더 잘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한국 기업 취업과 교육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기 위해 네덜란드 내에서 한국학을 진흥하고 한국어가 확산되도록 하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한국학과가 설치된 레이든 대학교와 함께 코리안컴퍼니 데이, 한국어능력시험 시행, 한국 유학 및 취업설명회 등을 개최하기도 하며, 정부 초청장학생 선발 등의 사업을 하기도 한다. 흐로닝언 대학교에서도 동아시아센터에서 한국 경제 강좌를 제공하고 있으며, 로테르담 실무대학에서도 한국 관련 강좌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네덜란드 청년들이 한국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잃지 않도록 한국과 관련된 경제활동 기회를 꾸준히 제공하고, 청년들은 한국적인 문화에서 한국인들과 밀접하게 활동하면서 양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꾸준히 지속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chahjlis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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