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워싱턴 선언’ 대만해협 언급에 한국 공사 초치해 항의

중국 외교부가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대만해협’ 관련 내용이 거론된 것을 두고 주중 한국대사관에 공식 항의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26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발코니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2023.4.27/대통령실 제공

28일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류진쑹 외교부 아주사(司) 사장(아시아 담당 국장)이 27일 밤 강상욱 주중 한국대사관 정무 공사와 ‘회동을 약속하고 만나(웨젠·約見)’ 한미 공동성명의 중국 관련 잘못된 표현에 대해 엄숙한 교섭을 제기하고 강렬한 불만을 표했다”고 밝혔다.

‘웨젠’은 중국 외교부가 중국 주재 타국 외교관을 외교부로 부르거나 별도의 장소에서 만나 항의 등을 전달하는 것을 의미하는 외교용어다. 상대국 대사 등 대표급을 소환하는 강경한 뜻을 내포한 자오젠(召見·불러서 만나다)에 비해선 수위가 낮지만 한국 외교 용어로는 ‘초치(招致)’에 해당한다.

중국 외교부가 한중관계에서 ‘웨젠’을 통해 항의할 때 그 수위는 부부장(차관)이 대사에게 하는 것이 가장 높고, 국장급이 공사에게 하는 것은 그다음 급이다. 류 사장은 또 대만 등 문제에 대한 중국의 엄정한 입장을 강조하며 한국 측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실히 지킬 것을 촉구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앞서 한미는 26일(현지 시각)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중국이 민감해하는 대만 문제에 대해 공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동성명에는 “역내 안보와 번영의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는 내용이다.

중국은 곧바로 반박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한미가) 대만 문제 실제를 똑바로 인식하고, 언행에 신중을 기해 잘못되고 위험한 길로 점점 멀리 가지 말라”고 했다.

마오 대변인은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의 내정이고 중국의 핵심이익 중 핵심”이라며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의 일이며 어떠한 외부 세력의 간섭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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