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씨가 29일 오후 석방됐다. 전씨는 석방 직후 5.18 유가족과 피해자들을 만나기 위해 광주로 향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오후 7시 55분쯤 피의자 조사를 마무리하고 마포경찰서에서 전씨를 석방했다. 구속영장 신청을 고민하던 경찰은 전씨가 혐의를 인정하고 자진 귀국한 점 등을 고려해 석방한 뒤 불구속 수사하기로 결정했다.
전씨는 석방 직후 '광주를 방문한 후에도 유가족과 계속 접촉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유가족분들 마음이 풀리실 만큼 계속 연락드리고 싶다"며 "연락을 받아주실 때 감사히 축복이라고 생각하고 찾아뵐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전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전씨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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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는 미국 뉴욕에 체류하던 지난 13일부터 소셜미디어(SNS)와 유튜브,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씨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을 폭로하고 본인과 지인들이 마약을 투약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지난 17일 유튜브 라이브에서는 방송 도중에 마약을 투약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뒤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
이날 '경찰 조사에서 어떤 마약을 투약했다고 인정했느냐'는 질문에 전씨는 "방송에서 대마와 DMT 등 투약한 마약 종류를 이미 밝혔다"고 답했다. 다만 체포 당일 간이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세한 검사 결과는 좀 더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전씨는 당분간 가족들과 만나거나 연락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전씨는 "후계자 구도에는 관심 없다"며 "(비자금 은닉 의혹과 관련한) 새로운 단서는 가족들이 협력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웬만하면 죄를 숨기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저라도 대신 (광주에) 가서 사죄드릴 계획"이라며 "저 같은 죄인을 받아주시는 광주시민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했다.
이날 전씨의 석방 현장에는 5·18민주화운동 공로자회와 부상자회 등 유관 단체 관계자와 고 전태일 열사의 친동생 태삼씨도 있었다. 전씨는 이들과 인사를 나눈 뒤 취재차 광주에 동행하기로 한 SBS 차량에 올라타 광주로 향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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