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지원금' 협상 위해 스웨덴 비준 처리 연기한 듯…
스웨덴, 헝가리·튀르키예 의회 승인 모두 받아야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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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의회가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승인했다. 하지만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한 스웨덴에 대한 승인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세기 넘게 유지했던 중립의 입장을 철회하고 지난해 5월 나토 가입을 동시에 신청했고, 헝가리와 튀르키예를 제외한 28개 나토 회원국이 이들의 가입에 동의했다. 나토 가입에는 30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하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헝가리 의회는 이날 핀란드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찬성 182표, 반대 6표로 가결했다. 이로써 핀란드는 이르면 다음 달 튀르키예(터키) 의회의 승인만 있으면 나토 회원국이 될 수 있다. 튀르키예는 오는 5월 14일 선거를 앞두고 의회가 휴회하기 전 핀란드의 나토 가입 비준을 처리할 예정이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헝가리 의회의 비준안 통과를 환영했다. 특히 그는 "스웨덴도 빌니우스 정상회담 전에 나토 회원국이 되는 것이 모두의 관심사"라며 오는 7월 리투아니아 빌니우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담 전에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승인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은 이날 헝가리 의회 표결에도 오르지 못했다. 블룸버그는 "헝가리 의회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에 대한 표결 일정도 잡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27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 의회에서 핀란드의 나토 가입 비준안 투표를 앞두고 하품하고 있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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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는 지난해 11월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이달 초 헝가리 여당 의원 대표단이 각각 헬싱키와 스톡홀름을 방문했을 때도 두 국가의 나토 가입을 승인할 거란 신호를 보냈었다. 그러나 지난주 오르반 총리의 핵심 보좌관은 돌연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한 결정을 연기했다.
헝가리가 비준을 연기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지난 23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만나 비준안 승인이 늦어지는 이유를 물었지만,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하지만 외신은 EU가 오르반 총리의 부정부패를 문제 삼는 등 헝가리와 EU 간 갈등이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 승인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봤다. 블룸버그는 "'헝가리의 민주주의가 쇠퇴하고 있다'는 스웨덴의 비판이 헝가리 정치인들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평가했다.
헝가리가 올해 EU 이사회 순환의장국인 스웨덴을 나토 가입 문제로 압박해 EU의 코로나19 경제회복 기금 지원 논의에서 우위를 차지하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EU는 앞서 오르반 총리의 언론 통제, 이민자 탄압, 사법부 압박 논란을 지적해 헝가리에 코로나19 경제회복 지원금을 주지 말자고 주장했다.
아울러 헝가리가 전반적으로 튀르키예의 신호를 따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튀르키예는 스웨덴 내에서 발생한 반(反) 튀르키예 시위를 문제로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 처리를 미루고 있다. 튀르키예는 스웨덴이 튀르키예에서 테러 단체로 규명한 쿠르드노동자당(PKK) 관련자의 인도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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