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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기자수첩] 완전히 새로웠던 두번째 GDC...게임은 신기술 수용의 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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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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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C 임장 뱃지를 받기 위해 참가자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사진=이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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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최대 게임 개발자 축제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 2023'에 다녀왔니다. 두번째 GDC 참석이지만, 올해는 완전히 새로웠습니다. 일단 지난해보다 참관객이 최소 2배는 많았습니다. 끝이 안 보일 정도로 길게 늘어선 줄은 GDC가 전세계 게임 개발자가 모이는 축제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 했습니다.

또 올해 GDC선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신기술들을 게임이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볼 수 있었습니다. 게임산업이 그 어떤 산업보다 신기술에 예민할 뿐만 아니라 수용성이 높다는 것을 두눈으로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끝없이 늘어선 줄...글로벌 개발자 축제의 위상

GDC 2023은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모스콘센터에서 지난 20일(현지시간)부터 24일까지 닷새간 열렸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GDC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지난해와는 또다른 설렘을 느꼈습니다. 두번째 방문이니 지난해보다 더 잘 취재할 수 있을거란 자신감과 올해는 GDC가 어떤 트렌드를 보여줄까 하는 기대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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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C 2023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가 필요하다. 백신 접종 증명서를 일일이 확인하기 때문에 뱃지 받는 시간이 길어졌다. /사진=이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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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비행을 거쳐 19일(현지시간) 도착한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처음 느낀 감정은 압도감이었습니다. GDC 입장 뱃지를 받기 위한 줄이 모스콘센터가 있는 블록을 한바뀌 두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지난해엔 행사 시작일에 받아도 20~30분만 기다리면 받을 수 있었던 입장 뱃지를 행사 시작 전날에 1시간 30분을 기다려서 받았습니다. 행사 당일에 뱃지를 받은 기자는 2시간 이상 줄을 섰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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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접종증명서를 보여주면 GDC 등록대에 입장할 수 있다. 등록대에서 사전에 등록한 QR코드를 보여주면 뱃지를 받을 수 있다. /사진=이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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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행사에는 뱃지를 받기 위해 줄을 섰던 이들이 모두 모인 듯 했습니다. 650개가 넘는 콘퍼런스 세션에는 참관객들로 붐볐고, 특히 키노트 같은 중요 강연에는 인파가 몰려 세션이 열리는 공간에 들어가지 못하는 참관객도 많았습니다. 특히 엑스포가 열린 모스콘센터 사우스홀에는 글로벌 게임사들이 준비한 부스를 보기 위한 게임업계 관계자들로 가득찼습니다.

GDC를 오랜 기간 취재했던 한 기자는 "올해도 참관객이 적은 수준"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에는 훨씬 더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보단 올해에 참관객이 더 많았고, 올해보단 내년에 참관객이 더 많을 것 같습니다. 게임업계가 회복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신기술 수용 최전선에 서 있는 게임

지난해 GDC 2022 엑스포의 주제는 모션캡쳐였습니다. 모션캡쳐의 활용이 게임에 어떤 재미를 더 할 수 있는지가 주요 이슈였던 것입니다. 당시 엑스포를 관람하면서 이리 저리 움직이는 모션캡쳐 배우들을 보고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GDC 엑스포를 보면선, 게임산업이 정말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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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GDC 2023의 부대행사인 GDC 엑스포 유니티 전시부스에서 관람객이 VR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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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부터 '에픽게임즈', '유니티', '피코' 등 모두 VR 게임 시연대를 마련해 VR 게임의 상용화가 성큼 다가왔음을 알렸습니다. VR 기술의 상용화가 결국 게임에서 가장 먼저 이뤄질 것으로 보였습니다. 특히 스마일게이트가 에픽게임즈 부스에서 시연한 VR게임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를 플레이 하면서 게임사가 신기술을 통해 어떤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내는지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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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GDC 2023의 부대행사인 GDC 엑스포 에픽게임즈 전시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VR게임 \'크로스파이어: 시에라 스쿼드\'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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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뿐만이 아닙니다. 게임 개발 엔진에서 이젠 콘텐츠 개발 엔진이 된 유니티의 유니티 엔진과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은 AI 기술을 적용해 콘텐츠 창작자들의 생산성을 극적으로 높이고 있습니다. 그간 '한땀 한땀' 작업해야 했던 것들이 머신러닝, 생성형 AI 등을 만나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실제로 언리얼 엔진5에는 특정 콘텐츠를 배치하면, 그 콘텐츠에 맞춰 배경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기술을 GDC에서 공개했습니다.

유니티는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하는 '지바다이나믹스'의 툴로 디지털 휴먼의 수백가지 표정을 몇시간 만에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통해 창작자들이더 적은 시간과 돈을 들이고도,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발 나아간 블록체인 게임

VR, AI와 더불어 블록체인도 GDC 2023의 주요 키워드였습니다. 지난해 GDC에선 겨우 다리 하나를 걸친 모양새였던 블록체인이 올해는 GDC가 진행된 모스콘센터 안으로 제대로 침입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GDC 주요 파트너사로 참석한 위메이드 뿐만 아니라 폴리곤과 갈라도 주요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게다가 넥슨, 컴투스, 네오위즈 등도 블록체인 게임을 들고 GDC에 대거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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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 2023 부대행사인 GDC 엑스포에 대형 전시부스를 꾸린 위메이드. 관람객들이 위메이드 부스를 체험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사진=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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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C 엑스포에도 다양한 블록체인 게임 프로젝트들이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최대 규모로 꾸민 위메이드 부스에는 참관객들이 줄을 섰고, 폴리곤도 부스를 마련해 협업 중인 블록체인 게임을 소개했습니다. 아발란체도 자사 생태계 내에 있는 다양한 게임 프로젝트를 소개했습니다. 아울러 블록체인 게임 얼라이언스(BGA) 등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글로벌 게임 개발자들을 만났습니다.

GDC 2023에 참여한 게임사 주요 임원들 역시 블록체인 게임을 대하는 분위기가 변화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블록체인 게임이 1인치 나아갔다"고 평가했습니다. 강대현 넥슨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예전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서서히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GDC 2023은 GDC 2022와는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주요 이슈가 되고, 국내 게임사들도 대거 참여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GDC 2024는 어떨까요? 어떤 새로운 기술이 게임과 융합할까요? 국내 게임사들의 GDC 참여는 계속될까요? 내년 봄 샌프란시스코가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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