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글로벌 빅3’...현대차그룹 완성차 판매 대수 3위에 올라

작년 684만5000대 판매...토요타, 폭스바겐 이어 3위

현대차그룹 로고. (출처=연합뉴스)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토요타그룹,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전 세계 판매 3위에 올라섰다.

15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작년 전 세계에서 총 684만5000대를 팔아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량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1048만3000대의 일본의 토요타그룹이었고, 2위는 848만1000대의 독일 폭스바겐그룹이었다.

현대차그룹의 뒤로는 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미쓰비시가 결합한 르노-닛산-미쓰비시얼라이언스(615만7000대), 미국 GM(593만9000대),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푸조·시트로엥그룹이 합병한 스텔란티스그룹(583만9000대) 등이 있었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 순위는 지난 20여년간 꾸준히 상승했다. 2000년 10위로 시작했던 현대차그룹은 계속해서 순위가 오르다 2010년 미국 포드를 제치고 처음으로 ‘톱5’에 진입했다. 그러나 자동차 업체의 치열한 경쟁에 꽤나 긴 시간 5위에 머물렀던 현대차그룹은 2020년에 약 10년 만에 한 계단 오른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듬해인 2021년 다시 5위로 떨어졌지만 1년 만에 두 계단 뛰어오르며 3위에 안착했다.

현대차그룹이 ‘톱5’ 완성차 업체 가운데 지난해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다른 ‘톱5’ 완성차그룹들은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지난해 모두 판매량 감소를 겪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전년 대비 판매 증가율은 2.7%로 집계됐다. 반면 토요타(-0.1%)와 폭스바겐(-1.1%), 르노-닛산-미쓰비시(-14.1%), GM(-5.7%)은 모두 판매가 줄었다. 그 결과 르노-닛산-미쓰비시는 10%가 넘는 판매 감소율로 현대차와 순위가 역전된 것이다.

또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판매량이 늘고,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선도자)’ 역할을 수행한 것도 글로벌 순위 상승에 보탬이 됐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해외 시장에서 선전했는데 지난해 미국 시장의 점유율은 10.8%로 처음으로 10%를 넘었고, 유럽에서는 역대 최고 점유율(9.4%)을 나타냈다.

다만 판매 순위 3~6위 간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 3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많다. 반도체 수급난은 완화했지만, 고금리·고물가·고환율에 따른 수요 위축은 현대차를 포함한 완성차 업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밖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 현지 생산을 압박하는 법률도 현대차그룹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기차 플랫폼 E-GMP가 탑재된 아이오닉5와 EV6가 올해의 차 상을 휩쓰는 등 그룹의 전동화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글로벌 3위는 의미가 크다”며 “판매량과 실적이 모두 좋았다는 것은 양적 팽창에 이어 질적 관리도 이뤄졌다는 뜻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는 경기 침체와 보호주의라는 파고를 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진 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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