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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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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발레 종가'가 선보인 완벽에 가까운 무대, 파리오페라발레 '지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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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아트센터서울서 30년만에 내한공연...객석 환호·갈채 쏟아져

도로테 질베르(지젤) 노련미, 기욤 디옵(알브레히트) 섬세함 돋보여

아시아투데이

파리 오페라 발레의 '지젤' 중 한 장면./제공=LG아트센터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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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전혜원 기자 = 손짓 하나에서도 느껴지는 섬세함, 깃털처럼 가벼운 몸짓, 군더더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노련한 동작….

1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서울 무대에 오른 파리 오페라 발레의 수석무용수(에투알) 도로테 질베르의 '지젤'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작은 새처럼 날아오르는 몸짓을 보여주는 1막의 아름다운 시골 처녀 '지젤'부터, 연인의 배신을 깨닫고 실성해가는 모습, 눈부시게 하얀 발레복을 입고 처연한 춤을 추는 유령 '윌리'에 이르기까지, 이번 공연은 질베르가 가장 위대한 에투알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이유를 증명했다.

지난해 프랑스 연극·음악·무용 비평가 조합이 수여하는 최고 무용수상을 수상한 그녀는 23년간 파리 오페라 발레의 대표 스타로 활약하며 두터운 팬층을 가지고 있다. 출산과 육아를 하면서도 오랜 시간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는 점도 놀랍다.

질베르 외에도 무대에 오른 모든 무용수들이 너무도 뛰어난 기량을 보여줘, 만석인 객석에서는 갈채가 쏟아졌다. 파리 오페라 발레가 왜 최정상의 명성을 보유한 '발레의 종가'로 불리는지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태양왕' 루이 14세가 집권하던 1669년 만들어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발레단인 이 단체는 지금도 파리에서 매년 200회 가까운 공연을 올리며 파리 시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30년 만에 이뤄진 이번 내한은 지난해 개관한 LG아트센터서울의 올해 시즌 프로그램 '콤파스 23(COMPAS 23)'의 시작을 알리는 첫 작품이기도 하다.

'지젤'은 182년 전 이들이 초연한 작품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장 코랄리와 쥘 페로가 안무하고 아돌프 아당이 음악을 쓴 '지젤'은 낭만주의 시대가 배출한 걸작 발레로 평가받는다. 특히 무용수들의 테크닉을 극한까지 선보이는 고난이도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파리 오페라 발레는 원작에 충실한 '지젤'을 통해, 호세 마르티네즈 예술감독의 말대로 "프랑스 발레의 이상적 구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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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오페라 발레의 '지젤' 중 한 장면./제공=LG아트센터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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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에서는 지젤과 사랑에 빠지는 알브레히트로 분한 기욤 디옵의 유연하고도 섬세한 몸짓도 돋보였다. 23세의 나이에 파리 오페라 발레의 차세대 스타로 주목 받고 있는 디옵은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몸놀림으로 관객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날 공연 끝에는 깜짝 발표도 있었다. 막이 내리고 커튼콜이 끝나갈 무렵, 무대에 오른 마르티네스 예술감독은 관객에게 "열렬한 환호를 보내줘 감사하다"면서, 알브레히트 역의 디옵이 에투알로 지명됐음을 알렸다.

프랑스어로 '별'이라는 의미를 가진 에투알은 파리 오페라 발레의 가장 높은 등급으로, 전체 단원의 10% 이내만 될 수 있다. 이 같은 큰 의미를 가졌기에 디옵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동료들의 축하와 함께 객석에서는 환호와 박수 소리가 꽤 오래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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