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22.05.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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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가해자에게 내려진 접근금지 잠정조치 결정이 끝났더라도, 범행 재발 우려가 있는 스토킹 범죄의 특성을 고려해 검사가 같은 스토킹범죄를 이유로 잠정조치를 재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검사가 청구한 잠정조치 기각결정에 대한 재항고 사건에서 항고를 기각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법원은 스토킹 혐의를 받는 A씨에게 2022년 7월부터 9월까지 피해자와 피해자 주거지 100m 이내에 접근하거나 전기통신수단으로 피해자에게 연락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조치 결정을 내렸다.
잠정조치 기간이 끝난 9월 8일 검찰은 다시 A씨에 대한 잠정조치를 청구했지만 원심은 "종전 잠정조치 결정과 같은 스토킹범죄를 이유로 다시 잠정조치를 청구할 수 없다"며 기각 결정했다. 형사소송법은 동일한 범죄 사실로 이미 체포·구속한 사람을 다시 체포·구속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원심은 스토킹범에 대한 접근금지도 이 규정에 따라 해석한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스토킹처벌법의 잠정조치에는 재잠정조치를 제한하는 규정이 따로 없고 스토킹 행위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원심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대법원은 스토킹 행위는 행위자가 감정이 해소되기 전에 자발적으로 그만두는 것을 생각하기 어렵고 지속·반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시간이 갈수록 정도가 심각해지는 경향과 강력 범죄로 비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접근금지 잠정조치가 재차 허용되지 않는다면 잠정조치를 위해 새로운 스토킹 범죄가 발생하기를 기다리도록 요구하는 결과에 이를 수 있는데, 이는 잠정조치 제도 취지에 어긋난다"며 "기존 잠정조치 이후 새로운 스토킹범죄가 없더라도 스토킹범죄 재발 우려와 피해자 보호 필요성 등 잠정조치 요건을 충족한다면 새로운 접근금지 잠정조치가 허용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다만 종전과 같은 스토킹범죄 사실만을 이유로 한 새로운 접근금지 잠정조치 결정은 각 2개월의 범위에서 두 차례에 한정해 추가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남가언 기자 eo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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