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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젤’ 30년 만에 한국 왔다…350년 역사 파리오페라발레단 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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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일 대전 이어 9~11일 서울 엘지아트센터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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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여년 역사의 파리오페라발레단이 1841년 세계 초연한 발레 <지젤>의 최근 공연 장면. 엘지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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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도 15년 전에 췄던 <지젤>과 요즘의 <지젤>이 똑같지 않아요. 지금도 <지젤>이 계속 공연되는 이유도 이런 게 아닐까요?” 별이란 뜻의 ‘에투알’(étoile)로 불리는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POB) 수석무용수 도로테 질베르가 7일 서울 마곡동 엘지아트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도로테 질베르는 국내에도 팬이 많은 이 오페라단의 간판스타다.

350여년 역사의 파리오페라발레단이 한국에 왔다. 1993년 서울 세종문화회관 공연 이후 30년 만이다. 레퍼토리는 그 유명한 <지젤>. 1841년 바로 이 발레단이 초연했던 분신과도 같은 작품이다. 3~4일 대전예술의전당에 이어 9~11일 서울 엘지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이 발레단을 이끄는 호세 마르티네스 예술감독도 30년 전 서울 공연에 참석했다. 그는 “30년 전엔 무용수였는데 이번에 예술감독으로 다시 방문하니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그가 강조하는 이 발레단의 특장점은 테크닉이 아닌 ‘다양한 감성 표현’이다. <지젤>은 발레 작품 중에서도 무용수들에게 극한의 테크닉을 요구하는 고난도 작품이다. 테크닉은 기본이요, 그 이상의 섬세한 표현을 보여주겠다는 얘기다.

이 발레단의 국외 공연은 1년에 딱 한 차례뿐이다. 전세계 관객이 몰리는 파리에서만 가르니에 극장과 바스티유 극장을 번갈아가며 연간 180회 이상 공연하기 때문이다. 도로테 질베르, 제르망 루베 등 5명의 에투알이 무대에 올라 주역 지젤과 알브레히트로 출연한다. 원래 참석 명단에 있던 에투알 위고 마르샹은 갑작스러운 무릎 부상으로 내한하지 못했다. 그를 대신할 주역 알브레히트로 2018년 입단 후 3년 만에 단숨에 주역으로 발돋움한 기욤 디옵이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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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오페라발레단이 발레 <지젤>을 공연하는 장면. 엘지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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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으로는 최초로 이 발레단 에투알에 오른 한국인 무용수 박세은은 출산으로 동행하지 못했다. 대신 2017년에 입단해 지난해 3단계인 ‘쉬제’로 승급한 한국인 무용수 강호현이 무대에 오른다. 이 발레단의 정단원은 ‘카드리유’(군무진)→‘코리페’(군무 리더)→‘쉬제’(솔리스트)→‘프르미에르 당쇠르’(주역 가능)→‘에투알’(주역만 맡음) 등 5단계의 엄격한 등급 체계로 나뉜다.

이번 공연엔 120명의 단원이 함께한다. 무용수 70명 외에 무대와 분장, 경호, 무용수 마사지 등을 담당하는 50명의 단원도 함께 왔다. 마르티네스 예술감독은 “파리 공연과 같은 조건에서 한국 관객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섬세하고도 디테일이 살아있는 무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돌프 아당이 작곡한 <지젤>의 음악은 발레 음악의 표본으로 꼽힌다. 초연이 성공을 거두자 영국 런던과 오스트리아 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독일 베를린·밀라노 등 여러 나라로 퍼져나갔다. <백조의 호수>와 <호두까기 인형>을 작곡한 차이콥스키도 <지젤>의 악보를 구해 발레 음악을 공부할 정도였다. 이번 공연에선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담당한다.

<지젤>은 당시 유럽에 널리 전파됐던 배신당한 유령 ‘윌리 설화’가 바탕이다. 약혼녀가 있는 귀족 청년 알브레히트가 아름다운 시골 여성 지젤과 사랑에 빠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약혼녀 바틸드 공주가 나타나자 알브레히트는 지젤을 외면하고, 배신당한 지젤은 슬픔 속에 죽음에 이른다.

이 발레는 초연 이후 다양한 안무가들이 변주했다. 이번 공연에선 파트리스 바르와 외젠 폴리아코프가 1991년 재안무한 버전이다. 마르티네스 예술감독은 “초연 작품의 미학적 가치를 최대한 존중해 재해석하되 조금씩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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