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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국악 한마당

웹툰 ‘정년이’ 창극으로… ‘국악 오디션’ 소재로 전회 매진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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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서 4년간 인기리에 연재

17~29일 국립극장서 공연

1950년대 여성 국극단 이야기

“여성들의 성장·치열한 경쟁 다뤄”

조선일보

창극 ‘정년이’에서 윤정년 역의 이소연씨(왼쪽), 창극과 드라마로 잇따라 제작되는 웹툰 ‘정년이’(오른쪽). /국립극장·네이버 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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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의 인기가 국악으로 번졌다. 2019~2022년 네이버 웹툰을 통해서 연재된 ‘정년이’(글 서이레·그림 나몬)가 이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동명(同名) 창극으로 공연된다. 17~29일 공연은 전회 매진됐다. 이 인기 웹툰은 배우 김태리 주연의 드라마 제작도 추진 중이다.

1950년대를 풍미했던 여성 국극(國劇)이 웹툰과 창극의 배경. 여성 국극은 극중 모든 배역을 여성들이 맡았던 창극으로 박록주·김소희·박귀희 등 여류 명창들이 1948년 여성국악동호회를 결성하면서 태동했다. 소리·춤·연기에 화려한 무대 장치까지 곁들여서 당시 ‘오빠 부대’를 몰고 다닐 만큼 인기를 누렸다. 일부 여성 팬들은 남장(男裝) 여성 배우를 만나기 위해 장사진을 치고 선물 공세를 퍼붓는 일도 다반사였다. 요즘 아이돌 스타의 원조에 해당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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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정년이' 이자람 음악감독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 국립창극단 신작 '정년이' 제작발표회에서 이자람 음악감독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립창극단이 선보이는 '정년이'는 1950년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여성국극을 소재로 한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2023.2.23 jin90@yna.co.kr/2023-02-23 11:34:47/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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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이 인기를 끈 주된 요인은 여성들의 성장과 우정, 대결에 초점을 맞춰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이다. 1993년 영화 ‘서편제’에서 두드러졌던 한(恨)의 정서는 찾기 힘들다. 오히려 최근 TV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국극단 내부에서도 주요 배역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창극 ‘정년이’의 극본·연출을 맡은 남인우씨는 지난달 23일 제작 발표회에서 “웹툰에 독자들이 열광했던 이유는 악당이나 질투와 시기가 없는 대신에 여성들의 성장에 대한 열망과 연대의 메시지를 다뤘기 때문”이라며 “그런 특징을 무대에도 그대로 옮기려고 했다”고 말했다. 웹툰은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양성(兩性)평등 문화콘텐츠상’을 받았다.

최고의 소리꾼이 되려는 꿈을 품고 국극단에 들어간 목포 소녀 ‘윤정년’이 주인공. 창극에서 윤정년 역을 번갈아 연기하는 국립창극단원 조유아씨는 “진도에서 태어나 목포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큰 무대에 서고, 돈도 벌고 싶어했던 제 모습과도 정년이가 닮았다”며 웃었다. 창극의 창(唱)을 짓는 작창(作唱)과 음악 감독은 만능 소리꾼 이자람이 맡았다. 이씨는 “원작의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 만화가 지닌 공간적 상상력을 입체적인 음악을 통해서 풀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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