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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테슬라 같은 AI 기술로 '분리수거'하겠다는 SK에코플랜트…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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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라스베이거스(미국)=이강준 기자] [CES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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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폐기물 관리 솔루션 웨이블의 비전 AI(왼쪽)와 테슬라봇의 AI(오른쪽). AI가 카메라 이미지 정보로 사물을 구별해 색깔로 표현하고 있다/사진제공=SK에코플랜트,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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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자율주행에서 쓰려는 그 AI(인공지능) 기술과 비슷합니다"

6일(현지시간) 오후 5시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IT 박람회 CES 2023 SK에코플랜트 테크데이에서 조재연 SK에코플랜트 DT(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전환)담당은 자사의 폐기물 인지 기술을 이같이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는 건설사로 익히 알려져있지만 이미 2년전부터 '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기업이다. 여기에 '디지털'을 얹었다.

디지털의 핵심은 데이터다. SK 같은 대기업은 데이터 기반 시스템이 익숙하지만, 폐기물 처리를 담당하는 국내 소각장·매립장 등 영세기업은 지금까지 관련 정보를 수기로 작성했다. 국내서 발생하는 수많은 폐기물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같은 배경에서 SK에코플랜트의 폐기물 관리 솔루션 '웨이블(Wayble)'이 탄생했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국내 수처리·폐기물 처리 전문회사 EMC를 인수하면서 웨이블의 토대를 마련했고, 폐기물 처리 업계에서 도입을 요청하는 문의가 폭주해 솔루션 제품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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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연 SK에코플랜트 DT담당이 6일(현지시간) 오후 5시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IT 박람회 CES 2023 SK에코플랜트 테크데이에서 폐기물 관리 솔루션 웨이블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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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블은 쿠팡 같은 국내 기반 회사만 주목한 게 아니었다. CES에서도 웨이블의 혁신성에 주목했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 CTA(소비자기술협회)가 SK에코플랜트의 웨이블에 CES 2023 혁신상을 수여한 것. CTA는 전시에 앞서 전 세계 혁신 기술 상품을 접수·평가해 기술, 디자인 등이 우수한 제품 및 서비스 등에 혁신상을 준다. SK에코플랜트 입장에선 CES 참가 두 번째만에 거둬들인 큰 성과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는 노후화되고 열악한 환경사업장에 AI 및 디지털 솔루션을 접목, 사업장 운영을 최적화하고 고도화하는 한편 폐기물의 단순 처리를 넘어 순환 경제 모델의 구현을 노력 중"이라며 "'대기업이 하면 달라야 한다'는 원칙 아래 철저하게 법과 규정을 지키는 것은 물론 기술 접목을 통한 산업 고도화, 지역 상생 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람 눈으로도 구별하기 힘든 폐기물…"테슬라 자율주행 AI보다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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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폐기물 관리 솔루션 '웨이블' 폐기물 인지 인공지능(AI) 설명도. 테슬라의 자율주행 AI와 유사하다/사진제공=SK에코플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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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블은 수집·운반·처리 등 폐기물 산업 과정 전체를 책임진다. 테슬라가 자율주행에서 쓰려고 하는 카메라 기반 AI 인지 기술은 웨이블의 폐기물 수집 단계에서 활용된다.

아파트 등에서 모이는 생활 폐기물은 분리수거가 잘 되는 편이지만, SK에코플랜트가 담당하는 산업폐기물은 분리수거가 사실상 없는 편이다. 플라스틱·스티로폼·비닐 등 무작위로 섞여서 온 쓰레기 산에서 사람이 일일이 골라내야 했다. 사람이 하기 때문에 충분히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등도 소각장으로 보내졌고, 이는 대기오염으로 이어졌다.

웨이블의 AI 기술은 쓰레기 더미에서 선별되지 못해 소각되던 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해준다. 폐기물 운반 업체 입장에선 재활용률을 높여 수익을 더 낼 수 있고 널리 보급되면 국가 전체적으로도 오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다만 테슬라 자율주행처럼 수많은 딥러닝 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SK에코플랜트의 설명이다. 사람 눈으로도 보기 힘든 미세한 폐기물까지도 카메라만으로 구별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조 담당은 "자율주행시 사람은 구별하기 쉽지만 폐기물은 매우 작고 모양도 다양하다"며 "이 부분에 있어선 기술적 난이도가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ESG 경영의 시대…"웨이블 찾는 기업들 상당히 많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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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한 재활용 폐기물 중간 집하장에서 분리수거된 플라스틱 폐기물을 집게차가 옮기는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사진=이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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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블은 운반·소각 업체에도 폐기물 데이터를 투명하게 쌓을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폐기물을 운반하는 트럭에 GPS 등 추적장치를 달아 불법 투기 등을 사전에 막는 솔루션 등이다. 조 담당은 "직접 비교엔 한계가 있으나 자율주행시 구별하는 사람 대비 폐기물은 매우 작고 모양도 다양하다"며 "이 부분에 있어선 기술적 난이도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ESG 경영이 당연시된 요즘 SK에코플랜트 웨이블의 성장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추후 이 데이터 등을 활용해 수익모델로도 발전시킬 수 있다.

조 담당은 "기업이 발간하는 ESG리포트엔 산업폐기물도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이전엔 엑셀로 수기로 작성해 관련 데이터를 채워넣는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졌다"며 "자신의 폐기물을 투명하게 추적하고 관련 성과를 공개하고 싶은 기업들이라면 웨이블에 대한 수요는 확실히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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