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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이슈 물가와 GDP

올해 물가 상승률 5.1%, 24년 만에 최대…내년도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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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6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시민들이 식당 메뉴를 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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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물가 상승률이 5.1%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다. 먹거리 물가와 기름값 등 일상과 밀접한 품목의 물가 상승폭이 컸던 데다 금리까지 성큼 올라 서민 부담이 늘었다. 각종 공공요금 줄인상이 예고된 내년에도 당분간 고물가 추세가 이어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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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연간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7.71(2020년=100)로 1년 전보다 5.1% 올랐다. 2011년 이후 연간 물가 상승폭은 3%를 넘긴 적이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2020년엔 0.5%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런데 지난해 2.5%로 튀어 오르더니 올해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물가 상승 ‘최대치’를 기록한 품목이 여럿이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과 생필품 위주로 구성해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가 6% 올라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2.2% 오른 석유류도 마찬가지였다. 외식 물가는 7.7% 상승해 1992년 이후 오름폭이 가장 컸다.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12.6% 올라 2010년 별도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였다.

올 한 해만 들여다봤을 땐 하반기부터 내림세였다. 1월 물가 상승률은 3.6%로 시작해 7월 6.3%로 정점을 찍었다. 11~12월 들어선 5%로 상승폭이 둔화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둔화했지만, 가공식품과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개인 서비스, 전기·수도·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연간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김희재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 수준으로 떨어지고 원·달러 환율이 1200원 후반대로 안정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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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대신 물가 심리를 좌우하는 기대 인플레이션(가계와 기업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 물가 상승률)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3.8%로 나타났다. 지난 7월(4.7%)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4%대를 유지하다 6개월 만에 3%로 떨어졌다.

시장의 관심은 내년 물가 향배로 넘어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하고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대폭 확산하는 등 외부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전기·가스·지하철 등 공공요금 인상을 앞두고 있다.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전기요금이 9.5% 오른다. 이날 한국전력공사는 내년 1분기(1~3월) 적용하는 킬로와트시(㎾h)당 전력량 요금을 11.4원, 기후환경요금을 1.7원 각각 올 4분기 대비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기요금 조정으로 월평균 307㎾h(2020년 에너지총조사 기준)을 쓰는 4인 가구가 부담할 주택용 전기요금은 월 4만6382원에서 5만404원으로 4022원 오른다. 전력기반기금(3.4%)과 부가가치세(10%)는 별도다. 2015년 6월 이후 동결한 서울 지하철·버스 요금도 내년 4월부터 각각 300원씩 인상할 예정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고물가 추세를 이어가다 하반기 들어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이달 초 발표한 ‘물가안정 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5% 내외 상승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이 언급한 ‘당분간’은 통상 3개월로, 내년 3월까지 물가 상승률이 5% 안팎을 기록할 것이란 의미다.

물가가 정점을 지나더라도 코로나19 이전과 다른 고물가 시대가 고착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외식 등 개인 서비스나 가공식품처럼 한 번 오르면 잘 떨어지지 않는 물가가 큰 폭으로 올라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2%)와 물가 상승률 괴리가 여전해 금리 인하로 돌아서기까지 한참 멀었다”며 “물가가 서서히 안정되더라도 속도는 굉장히 더딜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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