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제10차 아세안 연계성 포럼 개최
아세안 주요국 대사· 아세안 전문가 참여
아세안 협력 강화 방안· 한국의 역할 등 조언
아세안 주요국 대사· 아세안 전문가 참여
아세안 협력 강화 방안· 한국의 역할 등 조언
찌릉 보톰랑세이 주한캄보디아 대사 겸 주한아세안의장이 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0차 아세안연계성포럼에서 축사하고 있다.<사진제공=한-아세안센터>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국은 동남아 입장에서는 탄탄한 중진국으로서 매력적인 파트너 상대국이다. 다자 안보체계에서 한국의 위치는 불명확하지만 해답은 분명하다. 아세안과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것이다.”(윌리엄 총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 (ISEAS)선임연구원)
“아세안 국가들은 한국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한국이 이들에게 중국이나 미국 같은 강대국 느낌은 아니다. 이는 강대국에 두려움이 있는 아세안에서는 오히려 강점이다. 드라마나 음악 등 한국 문화는 아세안과의 협력에서 한국에서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스캇 마르시엘 전 주아세안 미국 대사)
미국과 중국이 아세안(ASEAN)과 ‘전략적 포괄적 파트너 관계’를 맺고 동남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 경쟁하는 가운데, 아세안과의 경제협력 중요성을 되짚어보고 한국의 미래 전략을 제언하는 행사가 열렸다. 8일 한-아세안센터는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10차 아세안 확대연계성 포럼’을 개최했다.
연사들은 미국과 중국이 경쟁하는 시기에 한국이 아세안과의 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세안 국가들과의 교역 증진을 조언했다.
윌리엄 총 ISEAS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면서 경제적으로는 중국의 전략적 파트너”라면서 “쿼드 등 다자안보체계에서 한국의 입장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이러한 지정학적 상황에서)해답은 아세안과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총 연구원은 한국과 아세안 국가간 협력이 “향후 미중 경쟁이 격화되더라도 (지정학적·외교적 측면에서)주목을 덜 받을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봤다.
“한국, ‘강대국’두려움 있는 동남아서
탄탄한 중진국 이미지로 우위 점할 수 있어
청정에너지·통신망 개발· 디지털화 등 참여”
탄탄한 중진국 이미지로 우위 점할 수 있어
청정에너지·통신망 개발· 디지털화 등 참여”
아세안 국가들은 단순히 지정학적 위치로만 주목받는 것은 아니다. 아세안 경제 규모는 세계 5위 수준이며, 연평균 국내총생산(GDP)가 5.5% 성장하는 젊은 경제다. 스캇 마르시엘 전 주 아세안 미국 대사는 “많은 사람들이 아세안을 정치 사회 공동체로만 생각하고 경제적인 영향력을 간과한다”면서 “아세안이 동남아시아 국가 간의 불신을 해소하고, 국가간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창설된 것은 맞지만, 이후 놀라운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실제 1990년 47%에 달했던 아세안 국가의 빈곤율은 2015년 14%로 떨어졌다.
참석자들은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췄다고 지적했다. 카비 총키타본 태국 출라롱꼰대 국제안보연구원(ISIS)선임연구원은 “한국은 아세안과의 인적 교류 측면에서 많은 역할을 해왔고, K팝과 한국 제품들이 동남아에서 인기를 끌면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서 “일본이 아세안지역에서 40년간 공을 들였으나, 여전히 반일 정서가 남아있다는 점과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런 문화적인 선호도가 소프트파워로 성공적으로 전환되지는 않아 아쉽다”면서 “한국은 아세안에 중립적이면서 아세안의 번영을 지지하는 국가로 포지셔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세안 국가에서 한국이 협력할 여지가 있는 분야로는 베트남, 라오스 등 4개국을 끼고 있는 메콩강 유역 개발 프로젝트, 5G등 통신망 구축 프로젝트, 신재생에너지 등 기후변화 대응 프로젝트 등이 꼽혔다. 마르시엘 주전 주 아세안 미국 대사는 아세안 지역 응답자의 38.5%가 5G텔레콤 사업에서 한국기업과의 협업을 선호한다는 2020년 아세안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하기도 했다. 문화와 교육도 한국의 강점을 잘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는 의견도 나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아세안 국가에서 4000만명에 달하는 새로운 디지털 소비자가 추가된 점은 아세안의 매력을 더 높이는 부분이다. 파우지아 젠 동아시아 아세안 경제연구센터(ERIA)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대면 경제활동이 줄어드는 대신 전자상거래 등이 활성화되면서 디지털 소비자가 3억500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다만 상당수 아세안 국가들이 자국 보호주의 등을 이유로 외국기업 진입 장벽을 높이는 점은 아세안과의 경제협력에서의 걸림돌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지기업과의 합작투자 등을 통한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마르시엘 전 대사는 설명했다.
“아세안 자국 보호주의는 진입장벽
현지기업과의 파트너십 통해 실질적 성과내며
장기적 관점에서 공들여야”
“한국, 일부 아세안 국가에만 교역 치중
아세안 국가들과 고루 관계 맺기 필요”
현지기업과의 파트너십 통해 실질적 성과내며
장기적 관점에서 공들여야”
“한국, 일부 아세안 국가에만 교역 치중
아세안 국가들과 고루 관계 맺기 필요”
8일 열린 제10차 아세안연계성포럼에 참석한 연사와 아세안 각국 대사들. 이날 행사에는 에릭 테오 주한 싱가포르 대사, 윗추 웨차치 주한 태국 대사, 마리아 테레사 디존 데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 등 주한 아세안국가 대사들이 참석했다.<사진제공=한-아세안센터>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과 아세안 교역에서는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이 42%에 달할 정도로 쏠림 현상이 심해 다른 아세안 국가로의 분산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젠 ERIA선임경제연구원은 “한국은 가장 중요한 아세안 교역국 중 한 곳으로, 인도와 호주보다도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일부 국가에만 교역이 집중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디지털, 제조 분야 등에서 타 교역국과의 경제 협력 확대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