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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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수한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코로나 관련 허위 정보를 규제하는 정책을 슬그머니 철회했다.
29일(현지 시각)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위터는 지난 23일부터 코로나 관련 오보를 더 이상 단속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 미디어 정책 홈페이지에도 ‘기존 규제 조치를 더는 집행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추가돼 있다. 다만 회사 측 공식 입장을 묻는 외신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트위터는 2020년 코로나와 백신 접종에 대한 가짜뉴스가 확산하자 이를 차단하는 조치를 도입했다. 유해하거나 잘못된 주장을 펴는 게시물에는 별도의 라벨과 경고 메시지를 달기도 했다. 이렇게 그해 1월부터 지난 9월까지 정지된 계정은 1만1000개이고 삭제된 콘텐츠는 10만 건이다.
트위터의 이번 선택은 여전히 주요 소셜미디어들이 코로나 관련 허위 정보를 막기 위해 애쓰는 가운데 보인 이례적 행보다. 메타가 소유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틱톡, 스냅 등은 모두 코로나 가짜뉴스 확산을 막는 정책을 보유하고 있다.
정책 철회 배경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평소 강조하던 ‘표현의 자유’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는 트위터가 통상 현지법을 준수하기 위해서만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반면 코로나에 대한 머스크의 평소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머스크는 앞서 미국의 코로나 대유행 당시 봉쇄 조치에 대해 “사실상의 가택 연금”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캘리포니아주 보건 당국이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테슬라 공장 가동 중단을 명령하자 이를 거부한 적도 있다.
2020년 9월에는 한 인터뷰에서 “나와 내 아이들은 코로나에 걸릴 위험이 없다”고 말하며 백신 접종을 거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이후 코로나에 두 차례 감염됐고, 지난해 12월 자신과 가족 모두 백신을 맞았다고 말을 바꿨다. 단 백신 접종을 지지하지만 의무화에는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변화로 일각에서는 코로나 관련 허위 정보가 다시금 급증할 수 있는 위험이 초래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CNN은 “이번 정책 철회로 정지 계정 중 일부가 복구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중국과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 감염 사례가 다시 증가하고 있음에도 트위터는 오보 규제를 철회했다”며 “허위 주장이 급증할 리스크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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